우리는 우주에 흔적을 남기기 위해서 여기에 왔다. 그렇지 않다면 왜 우리가 여기에 있겠는가?


‐ 스티브 잡스



애플처럼 창조한다는 것(19)


애플에서 일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이폰 개발팀은 발표 3개월 전에는 퇴근은커녕 회사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매일 개발에 나서야 했다. 애플 제품들은 발매주기가 있기 때문에, 직원들은 출시일을 맞추기 위해 계속되는 밤샘작업에 주말과 휴일까지 반납하면서 일한다. 일 많기로 소문난 실리콘밸리에서도 지독한 편이다. 또 스티브 잡스의 기대치는 누구보다 높기 때문에 이에 따른 압박감도 보통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은 해고당하기를 두려워할 뿐 정작 먼저 그만두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막상 해고를 당해도 오히려 회사 사정을 먼저 이해해줄 뿐만 아니라 회사를 그만둔 다음에도 애플이 필요하다면 다시 달려 들어가 일을 맡는다. 애플에 대해 충성심을 가지는 소비자만큼이나 직원들의 애사심 역시 만만찮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애플 직원들은 회사를 사랑할까? 말장난처럼 들리겠지만 우선은 애플이 사람을 고용할 때 애플을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뽑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을 사랑하는 사람을 뽑으면 다른 모든 것은 자연스럽게 해결된다고 본다. 왜냐하면 애플을 사랑하는 직원은 애플에게 최선이 되는 일들을 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애플을 사랑하는 사람을 뽑으니 애초부터 애플 직원들의 충성심이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애플을 사랑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을까? 애플은 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기업으로, 그들의 제품은 전 세계에서 명품취급을 받으며 기록적인 판매량을 가진 회사인 만큼 애플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이 그 어떤 기업보다 많을 것은 자명해 보인다. 


그러나 애플에 들어오기 전에 호감을 가지는 것과 막상 애플에서 일하는 것은 차이가 있을 것이다. 일단 들어온 직원이 회사에 애사심을 가지고 일하고 싶은 곳이라 여기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필요하다. 스티브 잡스는 <포춘>에서 사람들이 왜 애플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가를 묻는 질문에 다른 회사에서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미 대부분의 PC 회사에서는 엔지니어링이 사라졌으며, 다른 소비자 가전업체들은 소프트웨어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구체적인 예로 맥북 에어를 들며, 맥북 에어는 운영체제와 하드웨어의 협력으로 만들어진 제품으로 이런 긴밀함은 윈도우와 델 노트북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스티브 잡스의 발언을 보면 직원들이 애플을 사랑하는 것은 결국 애플에서만 제공할 수 있는 매력적인 일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사실 개발이라는 것은 결코 쉬운 게 아니다. 단순히 사회적인 성공과 편안함을 찾는다면 개발자의 길은 별로 추천하고 쉽지 않다. 특히 컴퓨터 업계는 기술 변화가 엄청나다. 그래서 어제까지 어렵게 익힌 기술이 오늘부터는 전혀 소용이 없어지는 경우도 있다. 끊임없이 자기 발전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곳이 개발자의 세계다. IT업계는 하루라도 빨리 더 좋은 기능으로 무장한 신제품을 내놓기 위한 기업 간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개발자들의 업무량 또한 만만찮다. 이는 국내 개발자도 마찬가지다. 


결국 개발자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를 견뎌낼 수 있는 강심장과 뛰어난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것이 어쩔 수 없는 IT의 숙명이기도 하다. 한 달이 멀다하고 새롭게 발표되는 IT기업의 기술과 제품에는 개발자들의 땀과 눈물이 스며들어 있다. 고생이 숙명이라면 개발자는 결국 좀 더 멋지고 매력적인 일을 하고 싶지 않을까?


애플에는 다른 회사가 제공해 주지 못하는 애플만의 것들이 있다. 사실 PC 업계에서의 기술이란 얼마나 싸게 컴퓨터를 만들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어차피 소프트웨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책임지고, 하드웨어는 인텔을 중심으로 여러 핵심적인 기술을 공급받기 때문에 무엇인가를 새롭게 창조하는 일과는 거리가 멀다. 애플 역시 하드웨어 대부분의 부품을 공급받지만 여기에 소프트웨어를 결합함으로써 다른 회사가 만들지 못하는 애플만의 제품을 만든다. 사람이란 다른 사람이 하지 못하는 것을 행함으로써 스스로 특별하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는데 애플 개발자 역시 그런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애플 직원의 충성심을 자극하는 또 다른 요소는 사명감이다. <위대한 경영의 요소 12가지>라는 책을 보면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은 회사를 다니는 목표가 세 가지로 나뉜다고 한다. 첫째는 돈을 벌기 위해서 다니는 사람, 둘째는 높은 지위를 얻기 위해서 다니는 사람, 마지막 세 번째는 사명을 이루기 위해 다니는 사람이다. 세 부류 중 가장 열심히 그리고 행복하게 회사를 다니는 사람은 세 번째 사람이라고 한다. 스티브 잡스는 동기가 사람을 움직인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 사명감을 자극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스티브 잡스는 끊임없이 애플이 세상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든다는 점을 강조한다. 


1980년대 스티브 잡스는 ‘애플의 가치’라는 글을 작성한 적이 있다. 이 글은 직원들의 사명감을 불러일으키는 문장으로 가득하다. 그중에서도 “우리는 돈을 버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 여기에 있다.”라는 구절이 특히 인상적이다. 스티브 잡스는 자신들이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면서 사람들의 동기를 자극한다. 


스티브 잡스가 존 스컬리를 회사에 스카우트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펩시에서 잘 나가던 존 스컬리에게 “평생 설탕물만 팔면서 살 것이냐, 아니면 세상을 바꿀 기회를 얻고 싶으냐.”는 말을 던져서 존 스컬리의 마음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은 인간의 사명의식을 자극하여 사람을 불러 모으는 최고의 동기부여다. 


또 1997년 보스턴 맥 월드에서는 “애플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은 창조적인 정신을 가진 사람으로 그들은 단순히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람이다. 애플은 이처럼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람들을 위한 도구를 만든다.”고 했다. 애플 제품을 사랑하는 사람을 특별하게 만들면서 동시에 그들을 위해서 일하는 직원들에게 사명감을 불어넣은 말이다.


<롤링스톤>과의 인터뷰에서 스티브 잡스는 “아이팟을 통해 사람들의 삶 속에 다시 음악이 녹아들 수 있도록 한 일이야말로 멋진 일이며, 이렇게 작은 일로나마 애플은 세상을 좀 더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


스티브 잡스의 인터뷰들을 보면 세상을 좀 더 풍요롭게 만드는 회사로서 애플의 역할을 강조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애플스토어 역시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시작했음을 생각해 보면 애플 스스로 사명감을 꽤 의식하고 있는 회사임을 알 수 있다. 애플이 세상을 풍요롭게 만들고 있다는 발언을 자주 하는 것은 회사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만드는 것에만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 아니다. Think Different가 일반 대중들뿐만 아니라 회사 직원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어 주었듯이 사명감의 강조는 직원들의 동기를 자극한다. 스티브 잡스의 발언은 직원들에게 당신들이 하는 일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신성한 행위라며 사명의식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명의식은 결국 직원들이 일에 더 열정을 가지게 만들고, 회사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는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 준다.


애플 개발 신화의 비밀


* 철저한 소수정예를 추구한다

애플은 팀의 질적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 소수정예를 유지한다.


* 환상적인 삼두체제를 구축한다

애플은 제품 개발을 책임지는 스티브 잡스를 필두로 생산과 제조를 책임지는 팀 쿡, 여기에 마케팅을 담당하는 필 실러의 환상적인 삼두체제로 이루어져 있다.


* 명확하고 단순한 조직을 만든다

애플의 제품이 그렇듯이 애플의 조직 역시 불필요한 것이 없이 단순하고 명확하다.


* 개발 지향의 문화를 만든다

아무리 영리하고 똑똑한 사람이 많아도 이들을 한 데 모을 수 있는 강력한 제품 지향 문화 없이는 위대한 제품이 나올 수 없다.


* 평등문화를 뿌리 내린다

애플의 절대자 스티브 잡스마저도 전용 주차장이 없을 정도로 애플은 평등하다.


* 창조적 파괴에 앞장선다

애플은 과거의 업적에 연연하지 않고, 항상 새로운 것을 만들기 위해 창조적 파괴를 추구한다.


* 직원들에게 사명의식을 불어넣는다

돈과 직위보다 세상을 더 나은 것으로 바꿀 수 있다는 사명의식을 가질 때 더욱 자신의 일에 만족한다.


<"애플 처럼 창조한다는 것"  매주 연재 됩니다.  재미있게 읽으신 분들은 저의 페이스북 팬페이지에 접속하셔서 좋아요 버튼좀 눌러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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