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는 1991년 2월 UCLA 대학의 졸업생이었던 알랜 애드햄(Allen Adham)을 중심으로 해서 마이크 모하임(Michael Morhaime), 프랭크 피어스(Frank Pearce) 이들 삼인방이 의기투합하여 실리콘앤 시냅시스(Silicon & Synapse) 라는 이름으로 캘리포니아 남부의 코스타메이사 (Costa Mesa)에 창업한 컴퓨터 게임 전문 개발회사였다. 그런데 블리자드의 시작에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 바로 사장 알렌 애드햄이다. 그는 고등학교 1학년때 스페이스 인베이더(SPACE INVADER)와 에스터로이드(Asteroid)라는 게임을 처음 본 순간 완전히 빠져들었다. 그는 학교에서 점심시간이나 방과후에는 바로 오락실에 달려가서 끊임없이 게임을 했다. 마침 그의 형도 게임을 무척 좋아했는 그래서 알렌 애드햄과 그의 형은 매일 집에서 게임을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하나 떠올린다. 아버지에게 공부에 필요한 것이니 애플2 컴퓨터를 사달라고 조르는 것이었다. 박사출신의 엔지니어인 아버지와 곤충학자인 어머니는 교육적인 측면에서 알렌 애드햄에게 애플2 컴퓨터를 구입해줬다. 비록 게임을 하기 위해서 애플2 컴퓨터를 샀지만 그래도 알렌 애드햄 인생전체로 보면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음악을 많이 듣다보면 직접 작곡을 하고 싶어지고 소설을 읽다보면 작가가 되고 싶어지기 마련이듯이 게임을 오래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직접 게임을 만들고 싶은 욕구가 생기기 마련이다. 마침 그는 동네 친구였던 브라이언 파고(Brian Fargo ) 덕분에 게임제작에 대한 여러가지 노하우를 전해 들을 수 있었다. 분 코퍼레이션(Boone Corporation)이라는 회사에서 게임테스트를 담당했던 브라이언 파고는 애플 2컴퓨터가 있는 알렌 애드햄을 끌어 들여서 함께 아르바이트를 하였다. 그 후 브라이언 파고는 한때 컴퓨터 롤플레잉 게임의 명가로 통했던 인터플레이(InterPlay)를 창업한다. 마침 미국의 명문대학 UCLA의 컴퓨터 공학과에 진학한 알렌 애드햄은 뛰어난 프로그래밍적인 자질을 가지고 있었고 브라이언 파고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브라이언 파고는 알렌애드햄에게 프리랜서 방식으로 여러가지 게임의 제작의뢰를 맡겼다. 또한 알렌 애드햄 스스로 게임 관련일들을 찾아서 프로그래밍을 해주었다. 이때 발표한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베틀체스(Battel chess), 마인드 쉐도우(MindShadow), 건슬링거 (Gunslinger) 글로벌 커맨더(Global Commander)등 다수의 게임이 있었다. 한때 그는 여름방학에만 1만2천달러나 벌 정도로 꽤 짭짤한 아르바이트였다.
한편 대학에서 알렌 애드햄과 가장 친했던 친구가 바로 공동창업자중에 한명인 마이크 모하임이었다. 그런데 이들이 가까운 친구가 되는 데 있어서 꽤 운명적이고도 재미있는 인연이 작용했다. 서로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던 대학초에 알렌 애드햄은 실습실에서 컴퓨터를 쓰다가 프린팅을 하기 위해서 잠시 자리를 비웠다. 이때 바로 옆에 앉아 있던 마이크 모하임은 장난끼가 발동하였다. 알렌 애드햄 몰래 컴퓨터에 다가가 비밀번호를 바꾸었다. 그런데 자리에 다시 돌아온 알렌 애드햄은 원래 자신이 입력했던 비밀번호를 입력하고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컴퓨터를 다시 사용하기 시작했다. 순간 마이크 모하임은 깜짝 놀랐다. 분명 비밀번호를 바꿨는데 알렌 애드햄이 컴퓨터에 아무런 이상 없이 접속을 했기 때문이다.
마이크 모하임은 즉시 알렌 애드햄에 다가가 컴퓨터의 비밀번호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하지만 알렌 애드햄이 자신의 비밀번호를 순순히 이야기 할리가 없었다. 그러자 마이크 모하임은 비밀 번호가 “JOE” 가 아니냐고 다시 되물었고 이에 자신의 비밀번호를 들켜버린 알렌 애드햄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알렌 애드햄이 화들짝 하면 그걸 어떻게 알았느냐 하는 표정을 짓자 마이크 모하임은 재미난 표정을 하고는 아까 전에 있었던 전후사정을 들려주었다. 같은 학과였지만 서로 대화도 나누지 않던 어색한 사이였던 둘은 신기하게도 오래전부터 애용하는 컴퓨터 비밀번호가 똑같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사건 이후 묘한 인연을 느낀 알렌 애드햄과 마이크 모하임은 대학내에서 둘도 없는 가장 친한 친구사이가 되었다.
1990년 대학을 졸업할 무렵 알렌 애드햄은 평소 죽이 잘맞고 프로그래밍에도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던 마이크 모하임에게 게임회사를 공동창업하자고 말하였다. 하지만 마이크 모하임은 게임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고 미국의 명문 대학으로 통하는 UCLA를 나온 그는 미래가 불안한 게임회사를 차릴 생각이 없었다. 그러자 알렌 애드햄은 이미 자신에게 게임에 대한 기술이 충분하고 우리에게는 부양을 책임진 가족도 없고 대학등록금 융자로 빌린 빚도 없으니 모험을 한번 하자고 꼬드겼다. 또한 우리가 잃게 되는 것은 어차피 시간뿐이고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한 청년인 만큼 한번 정도 사업을 할 수 있다고 말하였다.
그러나 마이크 모하임은 안정된 직장을 원했고 그래서 당시 컴퓨터 하드디스크 제조업체중에서 1등을 달리던 웨스턴 디지털에 취직을 해서 부품설계를 담당하는 일을 하게된다. 그런데 집념의 사나이 알렌 애드햄이 여기에 포기할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마이크 모하임이 다니는 웨스턴 디지털에 취직을 해서는 무려 1년간이나 마이크 모하임의 뒤를 쫓아다니며 같이 회사를 차리자고 들들 볶았다. 알렌 애드햄은 뛰어난 언변의 실력자이기도 했는데 마이크 모하임은 회사를 차리기만 하면 당장 성공은 보장된것처럼 느낄정도로 설득당하였다고 한다. 사실 알렌 애드햄은 회사를 창업한 후에도 여러 번 사업상의 위기를 겪었지만 자신에게 가장 힘든 시기는 마이크 모하임과 회사를 차리기 위해서 그를 설득하는 일이었다고 한다. 게임 회사를 차리는 것이 평생의 꿈이었던 그의 꿈이 이루어지느냐 마느냐의 중요한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드디어 1991년 알렌 애드햄과 마이크 모하임은 각자의 부모님으로부터 후원을 받은 1만달러씩을 공동출자하여 회사를 차리기로 약속하게 되고 나중에 창업자이자 첫번재 직원으로 대학교 동문인 프랭크 피어스도 합류하였다. 사실 알렌 애드햄은 이미 1990년 대학을 졸업하는 기념으로 아버지에게 유럽 여행을 가겠다면서 1만달러를 받아놓았다. 그리고 그 돈을 1년동안이나 보관한 끝에 사업자금으로 투자를 하게 된것이다. 이렇게 창업을 한 실리콘 앤 시냅스는 알렌 애드햄이 사장이었고 마이크 모하임이 부사장 그리고 프랭크 피어스가 직원으로 이루어진 매우 작은 회사였다. 하지만 알렌 애드햄은 뛰어난 수완가였다.
인터플레이뿐만 아니라 버진 인터랙티브와 선소프트등 LA 오렌지 카운티를 기반으로 한 업체들을 돌아다니면서 알렌 애드햄은 많은 일꺼리들을 찾아서 계약을 했고 첫해 25만달러라는 성공적인 매출을 올렸다. 창업자들은 돈을 벌면 자신들의 월급으로 쓰기보다는 바로 혼자 게임을 개발하던 실력자 팻 와어이트(Pat Wyatt) 같은 UCLA의 동문들 위주로 직원을 뽑았다. 그래서 직원들은 고용주와 고용인이라는 딱딱한 관계가 아니라 친구처럼 친밀하게 지냈다. 덕분에 회사분위기는 대학교의 동아리 같았다. 건물 인테리어 자체가 컬러풀 하였고 회사 벽면에는 슈퍼맨이나 배트맨 같은 유명 만화들의 포스터가 붙여져 있었다. 또한 각 직원들의 책상에는 장난감들이 즐비하였다. 특별히 정해진 근무시간 없었던 그들은 회사내에서 수시로 게임을 하였다. 매직더 게더링이라는 카드 게임이 등장했을 때는 사원들 전체가 피자를 시켜놓고 함께 몇날 며칠을 게임에 매달렸다. 그들의 점심 시간은 회사에서 가장 즐거운 순간이기도 하다. 누군가 밖에 나가서 햄버거 같은 먹거리를 사오는 동안 직원들은 옹기종기 모여서 역시 게임을 하면서 친밀하게 지냈다. 퇴근시간이 되면 직원 모두가 두 세대의 자동차에 나누어서 탄후에 함께 영화를 보고 맥주를 마시면서 재미있게 지냈다. 또한 주말에는 회사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으로 만화를 함께 보기 위해서 회사에 모일정도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알렌 애드햄은 게임을 좋아하는 우리가 게임을 만들기 때문에 결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게임을 만들게 될 것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회사내에서 열심히 게임을 하도록 권장하였다. 컴퓨터 게임 전용룸을 만들어서 모든 종류의 게임기를 구비해놓고서 좋아하는 게임을 얼마든지 할 수 있게 하였는데 당시 최고 인기있었던 게임은 캡콤의 스트리트 파이터로 매일 동료들의 피나는 혈투가 벌어졌다. 또 다른 방에는 보드 게임 전용룸으로 만들어서 각종 카드게임과 보드게임을 하도록 하였다. 그런데 직원들에게 회사내에서 게임을 마음껏 즐기도록 하는 회사방침이 블리자드의 성공요인이기도 하지만 미스터리이기도 하다. 많은 게임회사들이 테스트가 아닌 경우 회사내에서 게임을 하지 않도록 하기 때문이다. 업무시간에 게임을 하면 분위기가 흐트러지기 때문이고 게임을 즐기는것과 만드는것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게임을 좋아한다고 해서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것도 아니고 능력이 있다는 소리는 더더욱 아닐뿐더러 게임을 좋아하게 되면 오히려 일보다는 게임에 매달려서 업무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 또한 회사에서 게임을 하게 되면 업무와 일이 불분명해지고 회사 분위기 전체가 느슨해지면서 게임개발프로젝트 자체가 흔들리는 혼란에 빠지기도 한다. 그래서 게임회사는 직원들이 회사에서 게임을 하는 것을 엄격하게 관리하는데 오히려 블리자드는 권장을 하였다. 특히 회사도 동아리 처럼 자유분방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한번에 20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할정도로 엄청난 생산성을 보이고 있었으니 다른 게임회사들의 입장에서는 블리자드가 미스터리한 존재였다. 이는 블리자드 직원들 자체가 훌륭한 아이디어들을 게임으로 만들 수 있는 기본 실력을 갖추고 있었고 유저의 입장에서 게임을 느끼는 부분을 정확하게 캐취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고등학교시절부터 게임개발을 통해서 노하우를 쌓은 알렌 애드햄이 리더쉽이야 말로 중요한 요한 성공 키워드이다.
덧말: 알랜애드햄은 현재 회사를 떠나서 금융관련 공부를 하고 있으며 마이크 모하임은 현재 블리자드의 사장으로 인터랙티브 아츠앤 사이언스에서 시행하는 명예의 전당에 올랐습니다.
덧말: 안녕하세요. 작가 김정남입니다. 저의 블로그에서는 IT와 관련된 재미있는 각종 비하인드 스토리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아래 지금까지 연재한 글들을 링크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IT와 관련된 글들을 지속적으로 연재할 예정이니 여러분의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2008/06/20 - [IT] - 기적의 승부사 애플과 닌텐도의 화려한 부활!
2008/04/13 - [IT] - 애플과 닌텐도에게 꼭 배워야 할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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