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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을 맞이하여 진우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유리를 데리고 시내의 영화관에 들어섰다.

"
유리야…... 지난번에도 이야기했지만 오늘은 영화 한편 만 보는거다~~ 영화끝난 후에 따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의 식사라던가. 다른 비싼 건 없어…"

진우는 유리에게 영화를 보여준다는 약속을 하며 시내로 외출했지만 혹시 다른 요구사항을 들고 나올까 봐 이에 대한 대비차원에서 유리의 다짐을 받으려 했다.

"
근데 유리야!. 근데 우리 그냥 전설의 프로티어 보면 안될까? 지금 인터넷에서도 이거 재미있다고 난리야 난리! 그 재미가 하늘을 뚫고 바다를 가를 정도라는데 말이야……. 나 그거 꼭 보고싶더라……"

진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리가 끼어 들었다.

"
안돼! 안돼! 절대 안돼! 오늘은 내가 보고 싶은 거 보기로 약속했잖아? 나 오늘 정말 보고 싶은 거 있단 말이야!"

진우는 유리의 완강함에 아쉬운 듯 한숨을 내쉬며 입맛을 다셨다. 진우는 한편으로 불길한 기운을 느끼며 걱정스러운 듯 중얼거렸다.

"
설마 10세 미만 우대 관람가 영화 같은걸 보자는 건 아니겠지…… 에~ 설마!??? 그럴리가 없지???"

유리는 진우의 투덜거림에 날카롭게 째려보며 말했다.

"
뭐라고? 내 수준을 어떻게 보고? 그런말을 해~ 오빠도 내 취향 잘 알잖아~"

진우는 유리의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빔을 받으며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 딴청을 피웠다.

"
? ? 내가 뭐라고 했니?."

유리는 진우의 능청에 피식 웃고는 기분이 좋은듯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유리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는 환한 표정을 지으며 길 건너편 극장에 내 걸린 간판을 가리켰다.

"
짜잔~  저거야 저거. 오늘 우리가 같이 볼 영화!"

진우는 유리의 손가락을 따라 간판에 적힌 영화 제목을 확인했다.

"
피카 피카?"

진우는 어디선가 들어본 제목이었는지라 손으로 턱을 쓰다듬으며 생각에 잠겼다. 진우는 한참을 생각한 후에야 마침내 생각을 해냈는지 손가락을 튕겨 딱 소리를 냈다.

"
~~... 피카피카라면 분명히 포켓몬하고 관련된 영화 아니야?

유리는 커다란 눈을 더욱 크게 뜨며 짐짓 놀란 듯 말했다.

"
~ 어떻게 알았어? 역시 오빠는 애니광이라니깐 포켓몬을 실사로 만든 영화야 그 전부터 정말 보고 싶었는데 혼자 오기도 이상하고 친구들이랑 오자니 놀림감이 될 것 같아서 오빠 오기만을 얼마나 기다렸다고~ 빨리 들어가자 나 지금 엄청 기대하고 있다고…"

진우는 유리의 칭찬에 순간적으로 기분 좋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진우는 곧 걱정하던 일이 현실로 다가오게 된 것을 인식하고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극장 주변은 표를 끊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10살 미만의 꼬맹이들과 보호자로 나선 아줌마들뿐이었다. 20대로 보이는 아니 아줌마를 빼고는 10살 이상 되어 보이는 사람은 진우와 유리를 제외하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가 없었다.

꼬맹이들은 진우와 유리를 번갈아 보며 신기한 듯 쳐다봤다. 이런 주변 환경에도 유리는 전혀 상관없다는 듯 당당한 표정을 지으며 차례를 기다렸다. 유리는 차례가 되자 진우에게서 지갑을 강제로 뺏다 싶이하여 꿋꿋하게 매표소로 돈을 내밀어 표와 교환을 했다. 유리가 표를 끊자 설마 하던 주위는 이내 술렁거렸고 매표소 안의 아가씨도 키득거리며 비웃는 듯 했다. 진우는 주위의 따가운 시선에 기가 죽은 듯 작은 소리로 말했다.

"
유…… 유리야 꼭 이런 영화를 봐야겠니? 주변사람들의 비웃음이 두렵지도 않은 거야?"

유리는 짐짓 무게를 잡고 말했다.

"
남들이 어떻게 보든 무슨 상관이야, 내가 생각하기에 최선이다 라고 생각되면 돌진하고 전진할 뿐이라고…"

"........."

"........."

"
확실히, 멋진 말이긴 하지만 말이다, .. 그거하고는 좀 다른 것 같은데....."

"
절대 다르지 않아!!"

유리는 피식 웃고는 표에 적혀 있는 영화상영시간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
영화는 2시30 시작하는데… 지금 시간이 많이 남네… 어떻게 할까?”

유리는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말을 이었다.

"
그럼 우리 안에 들어가서 기다릴까?"

진우는 캄캄한 상영관이라면 몰라도 환한 대기실에서 1시간 이상을 꼬마들의 자신들과 정신연령 동급이라는 눈초리를 받아낼 자신이 없었다. 진우는 일단 꼬마들에게 점령당한 극장주변에서 벗어나기 위해 말했다.

"
아니, 아니! 그렇게는 절대로 안돼, 그럴 순 없어! "

진우는 배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
배고프니깐 뭐라도 먹으면서 기다리는 게 좋겠다!.

"
또 먹어 점심 먹은 지 얼마나 됐다고?"

"
난 성장기라서 영양보충을 수시로 해줘야 한다구"

"
웬 성장기?

유리는 피식 웃고는 진우의 머리를 톡톡 하고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
하긴 정신이 좀 덜 자라긴 했지~"

진우는 유리의 손을 뿌리치고는 꿀밤을 쥐어박는 척 하며 손을 들어 올렸다.

"
이게 어디서 어린애 취급이야~"

유리는 미끄러지듯 옆으로 살짝 피하며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혀를 불쑥 내밀었다

"
어린애니깐~ 어린애 취급이지 메롱이닷!"

진우는 어린 아이처럼 혀를 내밀며 깜찍하게 웃음 짓는 유리를 보자니 더 이상 화를 낼 수가 없어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 뿐 감히 쥐어박지는 못했다. 진우와 유리는 극장에서 가까운 패스트푸드 점을 찾아 들어갔다. 진우는 불고기햄버거와 콜라를 2개씩 주문하고 접시에 담아 유리가 맡아 놓은 테이블에 내려놓고는 자리에 앉았다. 유리는 햄버거가 두 개인걸 보고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

"
? 난 별로 배 안 고픈데 왜 두 개나 샀어?"

진우는 햄버거를 포장한 종이를 벗겨내어 입에 덥썩 물고는 우물거리며 말했다

"
걱정 마셔 두 개다 내가 먹을꺼니깐~”

유리는 햄버거를 입안에 가득 넣고 우물거리는 진우의 볼을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며 말했다.

"
오빠 그러다 돼지 된다 돼지. 난 뚱뚱한 건 딱 질색이란말이야……"

"
너한테 잘 보여서 뭐하냐?"

유리는 진우의 차가운 대답에 뾰루퉁해져 투덜됐다.

"
흥 오늘은 내 화를 풀어주기 위해서 온거란 걸 잊지 말라고, 그리고 내가 이래봬도 학교에서 인기가 얼마나 좋은데...... 오빤 모를걸 하루에도 러브레터가 신발장 한가득 이라고……"


진우는 종이컵에 달린 휘어진 빨대로 콜라를 빨아먹는 게 답답했던지 뚜껑을 열어 컵 체로 콜라를 들이켰다. 진우는 콜라를 따라 입안으로 들어온 얼음 조각을 와작와작 씹으며 말했다.

"
그런 것도 다 한순간이다. 아 저 애 괜찮은데, 애인도 없는 것 같으니 혹시 모르잖아 운 좋으면……. 나랑 사귈 수도…… 못 먹는감 찔러나 볼까? 뭐 다들 이런 생각을 갖고 밑져야 본전이라는 식으로 한번씩 찔러보는 것뿐이겠지…… 그 애들한텐 네 본 모습이 아니라 얼굴 좀 예쁘고 반반하다 싶으면 누구라도 오케이고 상관 없는거라고 중요한 건 마음인데 말이야, 넌 외모만 보고 따라다니는 그런 애들이 좋냐?"

유리는 진우의 말에 기분이 상한 듯 이마를 찌푸렸다. 유리는 진우를 날카롭게 째려보며 말했다.

"
누가 좋다고 했어? 그 애들이 진심이 아니라는 것쯤은 나도 알고 있어 그렇다고 꼭 그렇게 까지 말할 건 없잖아? 정말 못됐어!"

유리는 못내 성이 안 풀렸는지 씩씩거리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진우는 유리가 갑작스럽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자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며 물었다

"
? 어디 갈려고?"

"
화장실!!"

유리는 주변 사람이 다 들릴 정도로 큰소리를 내어 말하고는 화장실로 획하니 사라져 버렸다. 진우는 유리의 외침에 무슨일인가 눈빛을 빛내며 쳐다보는 주변사람들의 눈초리를 받으며 애써 담담한 척 고개를 돌려 창 밖을 내려다보며 중 얼 걸렸다.

"
이 지지배가!!..... 어디서~~ 앙탈이야~~~"

진우와 유리는 상영 시간을 기다리며 많은 얘기를 나눴다. 주로 유리가 말하고 진우는 고개를 끄덕여 맞장구를 쳐주는 쪽이었다. 학교가 어땠느니 수학선생 머리가 알고 보니 대머리였다느니 체육시간에 달리기를 하다 넘어졌다느니 이번 시험에서 3번 답을 4번으로 고쳤다가 틀렸다는 둥 하는 여고생들이 모이면 늘 주제가 되어 버리는 그런 수다 들이었다. 진우는 어려서부터 유리의 수다를 늘상 들어왔기 때문에 유리의 쉴 틈 없는 재잘거림에도 전혀 귀찮다거나 싫지 않았다. 진우는 얼굴에 담담히 미소를 지어 보이며 고개를 끄덕여 흥을 돋구아 주었다. 어느덧 영화 상영 시간이 다가오자 진우는 시계를 힐끔 쳐다보고는 컵에 담겨 있는 얼음 조각을 입에 모두 털어 넣어 와작와작 씹으며 말했다.

"
자 이제 슬슬 일어 나 볼까… 이제 곧 영화 시작하겠다……"

유리는 물 만난 물고기처럼 또 다른 수다의 주제를 찾아 종알 되려다 진우의 말에 자신의 손목시계를 힐끔 쳐다보고는 놀라며 말했다.

"
!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시간 진짜 빨리 간다…"

진우가 자리에서 반쯤 일어섰을 때 누군가 진우의 등뒤로 다가와 고개를 불쑥 내밀어 진우를 바라봤다. 누군가는 진우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반가운 듯 말했다.

"
~ 역시 진우가 맞구나! 이런데서 다 만나다니…... 별일이네..."

진우는 누군가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깜짝 놀라 당황해 했지만 고개를 내민 상대가 같은 학교를 다니는 선배에다 아르바이트로 몇 번이고 만나 친하게 지내던 인물이었는지라 반갑게 웃으며 인사했다.

"
? 태우선배? 선배가 여기는 웬일이예요?"

태우는 밝은 표정을 잃지 않고 대답했다.

"
웬일은 잠시 놀러 나왔지, 공부에 찌든 학교에서만 보다가 밖에서 보니깐 왠지 기분도 새롭고, 하여튼 반갑네…."

진우는 담담히 웃으며 맞장구 쳤다.

"
후후… 후 그러게요…… 그것도 부산이 아닌 서울에서 말이죠……"

태우는 유리를 힐끔 쳐다보고는 새끼손가락을 치켜들고 조용히 물었다.

"
옆에 있는 여자는 애인?"

진우는 고개를 돌려 경직되어 있는 유리를 잠깐 쳐다보고는 담담히 웃으며 대답했다

"
동생이예요…… 동생! 같이 영화보러 나왔어요…"

유리는 진우가 자신을 가리키자 자리에서 일어나 방긋 웃으며 허리를 굽혔다.

"
유리라고 합니다……"

태우는 유리가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자 황송한 듯 고개를 더욱 크게 숙여 보였다. 태우는 유리가 고개를 들자 정면에서 자세히 살펴 볼 수가 있었다. 163cm가 조금 넘어 보이는 키에 어깨까지 내려오는 단발, 커다란 눈망울에 오똑한 코 화장을 하지 않은 하얀 피부에 곧게 뻗은 눈썹과 새빨갛고 도톰한 입술, 태우는 실례라는걸 알면서도 유리의 얼굴에서 눈을 때지 못했다. 진우는 정신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유리를 쳐다보는 태우를 바라보며 피식 웃고는 옆구리를 쿡쿡 찔러 정신을 차리게 했다.

"
형 뭐해요? 사람 무안하게시리 빤히 쳐다보고, 자꾸 그러면 유리는 자신이 이쁜줄 착각 한
다구요~~~ 안 그래도 공주병 증세가 심한 앤데……"

태우는 넋이 나간 사람처럼 웃으며 뜻 모를 말을 내뱉었다.

"
애인 사이가 아니었어?? 애인사이가 아니였다니! 으헤헤~ 정말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하하..... 더욱이 동생이라면…..."

태우는 순간적으로 얼굴 표정을 진지 모드로 고치며 목소리를 깔아 자기소개를 했다.

"
안녕하십니까? 저로 말 할 것 같으면 진우와는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사이로 같은 학과 선배이기도 하고 프로그래머로써는 경쟁 상대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적은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 동아리 스카우트 대상 넘버원인 진우군과 스카웃터로 활동중인 전 정말로 막연한 사이라 할 수 있죠, 왠지 유리씨를 보고 있잖니 앞으로는 더욱 가까운 사이로 발전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군요…… 으하하하"

진우는 유리 앞에서 주눅드는 남자들을 이미 많이 봐 왔기 때문에 태우의 어색한 행동에도 크게 이상히 생각하지는 않았다. 태우는 그제 서야 동행이 있다는 걸 생각해냈는지 손바닥을 치며 말했다

"
아차차차.. 유리씨의 아름다움에 넋이 나가 깜빡 잊고 있었네 잠깐만….."

태우는 넉살 좋게도 유리의 외모를 칭찬함에 인색하지 않았다. 태우는 말을 하고는 잠시 사라지더니 수수한 청바지 차림의 여자와 함께 나타났다. 진우는 태우를 골려 주고 싶은 생각에 장난기 가득한 눈을 굴리며 말했다.

"
~ 뭐에요 선배?, 애인과 데이트 중에 유리에게 추파를 던지다니 너무한 것 아니에요"

태우가 뭐라 변명하기도 전에 청바지 차림의 그녀는 손을 좌우로 흔들며 강력하게 부인했다.

"
.. 아니에요!, 태우선배와 난 그런 사이 아니에요, 우린 그냥 우연히 길에서 만난 것 뿐이이에요 그렇죠 선배? ? ?"

태우는 펄쩍 뛰며 완강히 거부하는 그녀의 말에 풀이 죽어 한숨을 쉬었다.

"
.. 너 잔인하구나, 그렇게 까지 강하게 부정 할 필요는..."

청바지 차림의 그녀는 조금은 미안했던지 우물거리며 변명했다.

"
.. .. 그런 게 아니라..,, 괜히 오해하는 것 같아서….."

진우는 그녀가 태우에게 선배라는 호칭을 사용하자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
선배?.... 그렇다면 우리학교의 신입생?"

태우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했다.

"
유진도 부산에서 문화대학 다니고 있거든 너와 같은 2007학번 미대에서 서양학을 전공하고 있고 게임동아리에서 캐릭터 디자인을 담당 하고 있는 인재이기도 하지….. 어때? 유진을 보고 있으니 너도 게임 동아리에 가입하고 싶은 충동이 새록새록 피어나지 않냐? 학기 초에 유진 때문에 우리 게임 동아리 지원하는 애들이 산더미로 몰려들어서 그애들 짜르고 커트하느라 엄청났다구!, 뭐 너 라면 언제든 환영이니깐 부담 없이 찾아 오도록 해라…… "

유진은 태우의 농담이 끝나기도 전에 날카롭게 외쳤다.

"
오빠! 늦었어… 영화 시작하겠다.!! 얼른 서둘러~~~!!!"

유진은 곧 이어 고개를 숙여 상냥하게 인사했다.

"
안녕하세요…..김유진이라고 합니다….."


진우도 고개를 낮추어 인사를 받았다. 분명 어디선가 본 듯한 낯익은 얼굴이었지만 언뜻 떠오르지는 않았다. 진우는 기억해 내려는 듯 커다란 눈을 이리저리 굴려 됐다. 하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잡힐 듯 잡힐 듯 허공속에서 맴돌 뿐 잡혀 나오질 않았다. 진우는 인상을 찡그리며 포기한 듯 입맛만을 다셨다. 진우는 태우가 자신의 소개를 해주길 기다렸지만 관심 없다는 듯 오직 유리에게 시선을 두고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
저는 차진우이라고 합니다.,... 문화대학 컴퓨터 공학과에 다니...... "

유진은 빙긋 웃으며 진우의 말 허리를 잘랐다.

"
.. 사실 저는 오래전부터 진우씨를 이미 알고 있어요!!"

진우는 의아해하며 고개를 갸우뚱 했다.

"
? 알고 있다니 어떻게?"

유진은 손가락으로 태우를 가리키며 말했다

"
태우 오빠한테 정말 귀가 닳도록 듣고 있어요~ 진우씨에 대해서... 그리고 그 전에 우린 구면이에요…"

"
구면?"

"
보람 고등학교 나오셨죠?"

"
예 그렇긴 한데.., ? 설마…..."

"
맞아요!."

"
얘기를 나눈 적도 있고 도움을 받은 적도 있는데, 못 알아 보다니 실망이에요. 실망……"

"
?"

"
난 진우씨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는데.... 웬지 내가 많이 손해 보는 기분이 드네요….."

유진은 정말 섭섭했던지 아쉬운 듯 한 눈빛을 보였다.

"
?"

진우는 그제야 유진의 얼굴이 낯설지 않은 이유를 알게 됐다. 진우는 왠지 모를 반가움에 활짝 미소를 지었다. 태우는 갑자기 뭔가 생각해낸 듯 담담히 웃으며 진우와 유진의 사이에 끼어 들었다.

"
근데 말야 좀 전에 내가 널 발견하고 유진에게 동석하자고 하니깐 유리씨와 네가 애인사이인 것 같다면서 괜히 방해하지 말고 그냥 모르는 척 하자는 거 있지 그래서 내가 말했지 애인 사이는 무슨 진우에게 저런 미인과 함께할 수 있는 건 혈육이 아니고는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그래서 내기를 했는데 물론 내가 이겼지…… 근데 이상하게도 유진이는 내기에 졌으면서도 뭐가 좋은지 계속 실실대는 거 있지…… 진 사람이 이긴 사람보다 더 기분 좋은 표정을 짓다니….. 이게 어떻게 된 노릇이냐?"

유리는 진우가 얼굴까지 붉히며 유진과 싱글벙글 대화를 나누자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있었다. 유리는 내내 못마땅해 하던 차에 태우의 말을 듣고는 날카롭게 대꾸했다.

"
우리는 혈육이 아니니 태우 아저씨가 진거예요~"

유리는 말을 끝내기가 무섭게 고개를 돌려 진우에게 투덜거렸다..

"
오빠 영화 안 볼 꺼야? 지금도 많이 늦었단 말야, 보기 싫으면 나 혼자 가구~"

진우는 그제야 생각 난 듯 시계를 쳐다보며 부랴부랴 작별인사를 했다.

"
아 죄송해요 선배~ 우리가 영화표를 이미 예매를 해놔서... 지금 극장안으로 들어가야할 것 같아요…. 그럼 다음에 봐요 선배…... 그리고 유진씨도 나중에 학교에서 봐요…..

“예 꼭 그렇게 해요…. 그리고 오늘 영화 재미있게 봐요 진우씨, 그리고 유리씨도요 ~

진우는 유진을 향해서도 손을 흔들어 보이며 작별 인사를 하려다 유진이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받자 진우도 유진에게 뒤질 새라 급히 고개를 숙였다. 태우는 유리의 마지막 말에 작은 눈을 깜빡이며 중얼거렸다.

"
아…… 아저씨?....."

진우는 유리와 영화를 보고 대학로의 볼거리를 구경하다 저녁을 마저 먹고 7 조금 넘어 집에 들어왔다. 진우는 간단하게 목욕을 하고 돌아오는 길 신문 가판 대에서 사 가지고 온 전자신문을 읽고 있었다. 평소 전자신문을 일과 중 한 부분으로써 읽고 있던 건 아니었지만 무심코 본 1면에 큰 활자로 찍힌 드림퀘스트 온라인 게임 독주 빨간 불 이란 기사 제목은 진우의 돈 500원을 투자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아트윅스는 진우의 소꿉 친구인 상민의 아버지가 대표로 있는 회사였다. 진우는 첫 면에 인쇄된 페이지를 따라 신문을 펼쳐 기사를 정독해 나갔다.

『온라인 게임 드림퀘스트사 독주 빨간불』

PC
패키지게임 업체들이 온라인게임 개발에 잇따라 나서고 있어 기존 온라인게임 업체와의 시장선점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bg소프트•엔젤드소프트•소프트스톰 등 PC게임 업체들은 온라인게임 사업을 강화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온라인게임 비중을 2030%로 대폭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는 드림퀘스트등 온라인게임 전문업체들이 독점해온 온라인게임 시장 판도에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bg소프트 미디어컨텐츠센터(센터장 이상우)는 유즈드림이 개발하고 있는 환타지 온라인머드게임 '트래픽환타지'개발에 20억원을 투자해 이르면 이 달 중 서비스에 들어가기로 했다. bg소프트는 지난해 10월부터 개발에 들어간 '트래픽 환타지로 온라인게임 분야에서 게임 전체 매출의 30% 6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bg소프트는 지난 10월 초부터 게이머 등을 대상으로 알파 테스트를 하고 있으며 4월말 베타서비스 형태로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트래픽 환타지는 연말까지 최소한 3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키로 했다. bg소프트는 국내 대재벌 중에 하나인 대원그룹의 둘째 아들이 3년전 창업한 패키지 전문 회사로 드림퀘스트사의 대표적 온라인 게임인 아르젠 리바이어스 독주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을 것인가는 앞으로 두고볼 일이지만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
웃기는군 트래픽 환타지 좋아하시네!"

진우는 기사를 다 읽고 나서 비웃음을 날렸다. 진우는 친구 아버지 일이라 조금 걱정스러운 생각을 갖고 기사를 읽었지만 트래픽 환타지라면 아트윅스사의 리바이어스와 80%이상 비슷한 아류 게임으로 인터넷상에서 온라인게임 발표가 난 후 단순한 모방게임 이라고 한창 두둘겨 맞고 있는 게임이었다. 진우는 재미 면에서 아류의 범위를 벗어날 수 없는 특별한 것이 없는 게임이라면 드림퀘스트에서 업데이트만 꾸준하게 비슷한 시기에 이루어지게 내 놓기만 한다면 아무런 타격도 입지 않을 정도로 경쟁 꺼리가 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진우는 입맛을 다시며 걱정되던 마음을 접었다.

<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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