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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와 주현은 거실에 나란히 앉아서 T.V 뉴스를 보고 있었다. 주현은 뉴스에서 안 좋은 소식이 들릴 때마다 흥분을 하더니 끝내는 손가락질을 해가며 욕을 해됐다. 진우는 쉽게 흥분하는 주현을 보면서 담담히 웃었다.

"아버지 저 이번주 토요일쯤에 학교로 돌아갈려구요……"

진우는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가볍게 말했지만 주현은 깜짝 놀랐다.

"뭐…. 토요일? 그렇겠나 빨리 개강 할려면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아 있잖니?"

"서울에서 친구들도 대부분 만나봤고 쉴 만큼 쉬었으니 이제는 슬슬 부산으로 돌아가서 이것저것 준비 좀 할려구요… 그리고 아르바이트 하는 유스사에서 전화가 왔는데 가능한 빠른시간안에 만나자고 해서요…… 조만간 부산에 있는 본사로 한번 가봐야 할 것 같아요……."

"그래도 좀 이른 것 같은 데 .... 지숙씨하고 유리한테는 말했니?"

"아직이요….. 뭐 대단한 일도 아닌데요 뭘….."

"대단하지 않다니……. 하나밖에 없는 아들과 수 개월동안 생이별을 해야 하는데……"

주현은 큰일이라도 난 듯 소리쳤다.

"지숙씨~ 유리야~ 어서 나와봐라…. 진우가 내일모레 부산으로 내려간단다~"

유리와 지숙은 주현의 말을 듣고 거실로 급하게 뛰어 나왔다. 지숙은 놀랐는지 더듬거리며 말했다.

"벌써 돌아 간다고 좀더 쉬다 가지 않고???"

"몸에 곰팡이 필정도로 많이 쉬었는데요……. 뭘~~"

"그래도...... 이왕이면…… 조금 더 있다가….."

유리는 엄마 말을 끊고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담담히 말했다.

"어차피 가는 거 며칠 늦게 간다고 달라질꺼 없잖아요…… 어짜피 우리들은 항상 뒷전이였는데요 뭘….. 오빠 잘 다녀와 그리고 다음에 올 땐 내 선물 절대 잊지 말고 그럼 난 시험준비 때문에 이만 실례를……"

유리는 말을 마치고 휙 돌아서더니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진우는 유리의 냉담한 반응에 기분이 조금 상했다

‘지지배 조금이라도 아쉬운척 해주면 어디가 덧나나!!!!’

지숙은 꽉 닫힌 유리의 방문을 보며 말했다.

"말은 저렇게 해도 유리가 가장 쓸쓸해 하는 거 알지 진우야? 어렸을 때부터 철이 들때까지 눈만 뜨면 항상 곁에 있었는데…… 네가 초등학교 5학년때 수학여행 간다고 했을 때 기억하니 3일간 헤어지는 거였는데도 유리가 그때 같이 따라 간다고 해서 얼마나 애를 먹었니 수학여행 안 간다고 선생님께 말하고 곧 온다고 속여서야 겨우 갈수 있었잖니….. 유리가 그때 속은걸 알고는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였고 말이야….. 네가 돌아와서도 거짓말쟁이라며 며칠간 말도 안하고 혼자 꽁해 있기까지 했잖아…… 3일 떨어져 있는것도 그렇게 싫어했는데 이렇게 몇 개월씩 오래 떨어져 있을려니 얼마나 외롭겠니?"

진우는 어릴적 기억이 떠올라 희미하게 웃었다.

‘후후 그런 일이 있었지 까맣게 잊고 있었네…… 지지배 그렇게도 날 따르더니 유리는 기억이나 할까?’

"어렸을 때니깐 그렇죠 지금은 다 컸는데요…. 뭘….."

"무슨 소리니 너 부산에 있는 문화대학에 간다고 원서 넣을 때 유리가 얼마나 반대를 했는데 우리한테 절대 허락해주지 말라고 네가 문화대학 가게되면 자기는 미국으로 유학가버린다고 얼마나 으름장을 났었는데"

진우는 수학여행 갔을 때 울고불고 했던 건 어려서 철이 없을 때니깐 그랬다고 치지만 다 큰 여고생이 그랬다니 웃음이 절로 나왔다.

"하하하~~ 그랬어요?? 저한테는 아무 얘기도 없었는데 그냥 좋을 대로 하라고 해서 찬성하는 줄 알았는데…….."

진우는 오른손으로 턱을 쓸며 흐뭇하게 웃었다.

"후후…..후… 유리가 대드는 것 밖 에 모르는 줄 알았는데 아직 까지 나를 따르다니 동생 헛키운건 아니였구나~~…….."

지숙은 걱정스레 말했다

"토요일 날 꼭 가야 한다니 가야겠지만 유리에게는 네가 다시 말을 잘하렴…..지금 한참 민감하고 중요할 때 잖니?"

"걱정마세요….. 어머니…. 제가 다시 유리한테 잘 말해 볼테니깐요~~"

진우는 침대에서 책을 읽다 시계를 쳐다봤다.

시계 바늘은 1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나 됐나?"

진우는 침대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폈다. 진우는 출출함을 느끼고 라면이나 끓여 먹을 생각으로 방문을 나와 부엌으로 가기 위해 유리방을 지날 때 방문 틈새로 불빛이 새어 나오는걸 발견했다.

"유리가 아직도 안 자나?"

진우는 혼잣말을 하고 유리의 방문을 두드렸다.

"유리야 아직 안자니? 오빠 들어 가도 돼니?"

"응…… 오빠 들어와~"

유리는 잠옷을 입고 책상위에서 영어 공부를 하고 있었다.

"안자고 뭐해 매일 이렇게 늦게까지 공부하는 거야?"

"날 뭘로 생각하는 거야…… 고 2학년 준수험생이라고 새벽 1시가 뭐가 늦다는거야….."

진우는 기특하다는 듯 유리를 보며 말했다

"나는 고 3때도 11시 땡치면 잤는데 노력하는군~~"

"그거야 오빠하고 나하고 목표로 하는 게 틀리니까 그렇지….. 애초에 오빠는 오직 컴퓨터프로그래밍에만 관심이 있고 다른 것에는 무관심했잖아….. 사실 오빠가 컴퓨터 프로그래밍 하 듯이 대학공부를 했다면 문화대도 문제없이 진학했을걸~~ "

"어이구 칭찬해주니 몸둘바를 모르겠네….. 그런데 전교 1등을 밥먹듯이 하는 네가 오빠를 상대로 그런이야기를 하니 결국 니가 잘났다는 얘기로 밖에 들리지 않는구나~~~"

유리는 깔깔대며 웃고는 말했다.

"헤헤 눈치 챘어? 하지만 그냥하는 얘기는 절대 아니야…… 솔직히 오빠집에서 공부 거의 안했잖아…… 매일 컴퓨터만 붙들고 있는데 그래도 대학은 갔잖아~ 솔직히 나는 죽어라 해서야 겨우 1등할수 있는거구……."

"겨우 1등이라니…... 말쉽게 하지 마라…….. 난 나름대로 대학공부 열심히 했었다구……. 난 내가 아무리 죽어라 공부를 해도 결국에는 1등 같은 건 절대 못할거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새로운 길인 컴퓨터를 열심히 파서 특기생으로 학교에 들어간거라고……."

"오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거 아냐?? 그러니 오빠가 더 똑똑 한거야~….."

"무슨 소리니 이~~일등녀야!!!"

"됐어! 됐어! 그만 남들이 들으면 팔불출 남매라고 욕하겠다 서로 똑똑하다고 칭찬해주니 창피하지도 않아?"

진우는 혼자 중얼거렸다.

“지지배 지가 먼저 시작한 주제에”

유리는 들릴 듯 말듯한 중얼거림을 듣고는 날카롭게 소리쳤다

"뭐라구?? ~"

"뭐 내가 지금 뭐라구 했니?"

진우와 유리는 큰소리로 웃었다. 진우는 한참을 웃고는 유리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나저나 다행이다 기운 있어 보여서……."

유리는 양팔을 접었다 폈다 하며 말했다

"기운이 넘쳐서 탈이지 걱정마셔 앗 설마 오빠가 부산 내려간다고해서 내가 의기소침해 있을까봐 기분 풀어주러 온거야???"

진우는 유리의 말을 듣고 지숙에게 속은 기분이 들어 중얼거렸다.

"그럼 그렇지 엄마는 괜히 이상한 소리해가지고"

"엄마가 무슨 얘기 했어?"

진우는 당황해서 손을 앞으로 내밀어 좌우로 흔들었다.

"아.. 아니 얘기는 무슨"

유리는 뭔가 의심스러운지 눈을 가늘게 뜨고는 진우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흠…… 그래 뭔가 좀 이상한데 그냥 넘어가 주기로 하지 그런데 오빠는 안자고 뭐해???"

"응 독서삼매경에 빠졌다가 출출해서 라면이나 끓여먹을까 하고……. 너도 먹을래 오빠가 라면의 진정한 맛을 보여주지~~~"

유리는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었다.

"아니 난 됐어 지금 다이어트 중이이라구….. 요즘 살이 찌는 것 같아 걱정이야……"

진우는 웃으며 말했다

"하긴 너 요즘 밥먹는 거 보면 정말 무섭게 먹더라 잘 생각했다 동생아~~~"

유리는 얼굴을 찡그렸다

"뭐라고!!!"

진우는 유리가 화내기 전에 방을 빠져 나올려다 침대 머리맡에 놓여진 선물 상자를 발견하고 다가가 손으로 집었다.

"오.. 혹시 이거 내선물?"

유리는 기가 막히다는 듯 대꾸했다.

"꿈깨셔!!!!! 그건 내가 친구한테서 받은거라네~~~"

진우는 상자를 열고 안을 들여다 봤다.

상자 안에는 정성스럽게 하나하나 포장된 초콜릿들이 들어 있었다.

"요즘엔 여자끼리도 초콜릿을 주고 받는 게 유행인가보지? 정성이 장난 아닌데 너 그 여자애 조심해라 이상한 취미가 있을 지 모르겠다……"

"걱정하지마~~ 이건 남자애 한테서 받은거라고……"

유리는 자랑이라도 하듯 가슴을 쭉 펴고 말했다. 진우는 남자가 준 초콜릿이라는 말에 왠지 기분이 상했다.

"학교에서 인기가 많다고 자랑하더니 고작 초코렛 한상자를 받았다고 머리맡에 고스란히 모셔놓다니 인기가 많다는 것도 순전히 뻥인가보네…… 고작 이런 정도를 소중히 하는 것 보면 말이야~~~"

유리는 의기 양양해졌다.

"주위를 둘러보라네 뻥인지 아닌지~~"

진우는 그제야 책상이며 벽이며 창가에 인형들과 엑자들 흔히 선물로 주고받는 물건 들로 꽉차 있는걸 알았다.

‘하긴 중학교 때에도 항상 러브레터를 한움큼씩 받고 다녔으니 이상할 것도 없지!!!!!’

진우는 괜히 더 심술이 났다.

"사귀는 것도 아니면서 선물을 받는다는 건 상대에게 기대감을 줄 수도 있으니 선물 하나 받더라도 신경 써서 받으라고~~~~~~"

유리는 진우가 심술을 부리자 웃으며 말했다

"호호 부러우면 부럽다고 할 것이지 말이야~~……."

유리는 초코렛을 집어 진우에게 줬다

"이거 먹을래?"

진우는 심술이 나긴 했지만 혹시나 선물을 준 남학생들 중에 나쁜 마음을 품고 사겨주지 않는다고 헤꼬지 하지나 않을까 은근히 걱정이 됐다 유리는 진우가 얼굴에 걱정스러운 표정이 나타나자 조용히 말했다.

"오빠 걱정하지마! 남학생들이 주는 선물은 모두 되돌려주니깐 사귈꺼도 아니면서 선물만 챙기는 그런 나쁜 애가 아니라구 난 아직도 오빠동생을 몰라??"

진우는 선물 받았다는 초코렛을 가리켰다.

"아 이건 친구를 통해서 전해진거라 어쩔 수 없이 받았는데 내일 돌려 줄꺼야 나머진 내가 이뻐서 내돈주거 산것들이라고~~~"

유리는 말을 잠시 끊고 책상서랍에서 손바닥 만한 크기의 인형을 꺼내들고 말을 이었다.

"이렇게 오빠가 사준 것도 있고~~"

진우는 유리가 들고 있는 인형이 유리를 속이고 수학여행을 다녀올 때 사 갖고 온 인형인걸 보고는 놀라운 듯 말했다

"오 안버리고 잘 간직하고 있구나……. 역시 나는 9년전에도 안목이 있었다니깐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러도 전혀 촌스럽지 않고….. 보관할 만한 가치가 있잖아~~~"

유리는 인형의 머리를 잡고 좌우로 흔들자 인형의 다리가 멋대로 움직였다.

"안목은 무슨 내가 친구들한테 줄려고 해도 서로 안 갖는다고 해서 내가 아직까지 갖고 있는 것 뿐이라고 인형이 뭐 좋아서 갖고 있는 줄 아나~~~"

진우는 유리의 이야기를 듣고 순간 마음이 상했지만 선물들이 남자에게서 받은 것이 아니라는 소릴 듣고 마음이 놓였다

"그런데 너 사실 학교에서 인기 따윈 없는거지? 괜히 인기있는 척 하고 있어 다이어트 하려는 이유를 대충 알겠다……."

진우는 유리의 팔뚝에 있는 살을 살짝 꼬집으며 놀려됐다.

"오 이 살 봐 살 이런 살짐승을 누가 좋아하겠어~~~"

유리는 기분이 상했는지 진우의 팔을 거칠게 떼어내고는 들고 있던 인형을 집어 던지며 말했다.

"나가 벌써 수면시간 30분이나 늦어졌다고 안 그래도 피부가 거칠어지는 것 같아 걱정인데…… 새벽에 들어와서 놀리기나 하고 잠이 안 오면 혼자 안 잘것이지 누가 말상대 해줄까봐~~~"

진우는 유리가 화난 듯 얘기를 해도 왠지 기분이 좋아 웃는 얼굴로 말했다

"그래 그럼 잘 자라 그 얼굴에 그 몸매에 그 성격에 피부까지 거칠어지면 큰일이지~~~"
진우가 문닫고 나가자 유리가 큰소리로 진우를 불렀다

"오빠!!!!!"

진우는 방문 사이로 고개만 빼꼼히 내밀며 대답했다

"왜???"

유리는 침대에 누워 이불을 덮고 잘 준비를 마친 후 담담히 말했다

"방불좀 꺼줘~~~"

유리의 방엔 스위치가 방문 옆에 있었다. 진우는 스위치를 눌러 불을 끄고는 말했다.

"됐니?"

"응…… 고마워 오빠 잘자~"

"그래 너도~~"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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