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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타의 창업자 놀란 부쉬넬은 퐁의 성공 덕분에 비디오 게임의 아버지를 불리 우는 전설적인 인물이 된다. 아타리는 게임도 하고 돈도 벌 수 있다는 광고문구로 구직자들을 유혹하였다. 마침 아타리의 구인 광고를 본 스티브 잡스는 회사에 지원을 하였고 바로 취직이 되었다.  그런데 그 과정이 재미있다.  


샌들에 허름한 옷차림을 하고 무작정 아타리의 본사 건물로 쳐들어간 잡스는 자신을 채용해달라고 생떼를 부렸다. 이에 놀란 안내 직원은 당시 개발팀을 이끌었던 알 알콘에게 어떤 미친 녀셕이 나타났는데 만나 볼 건지 아니면 경찰을 불러야 할건지를 묻는다. 실리콘 밸리에서 인기직장이었던 아타리는 원래 대학 중퇴자를 별로 뽑지 않았는데 어찌된 일인지 알 알콘은 미치광이처럼 취직을 시켜달라고 말하는 잡스를 별다른 채용 절차 없이 바로 회사에 취직시킨다. 사실 알 알콘도 자신이 왜 그를 채용했는지 정확하게 모르겠다고 한다.  다만 그의 말에 따르면 잡스에게서 그 어떤 열정과 의지를 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회사에 취직하자 마자 잡스는 골치덩어리가 된다.  괴짜인 잡스가 이런저런 갈등을 일으켰는데 무엇보다도 직원들이 도저히 그와 일할 수 없었던 것은 바로 냄새였다. 잡스는 채식위주의 식사를 하면 샤워를 안 해도 된다는 괴상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직원들은 도저히 잡스의 역겨운 냄새를 참을 수 없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회사의 사장이었던 놀란 부쉬넬은 잡스를 해고시키기는커녕 모든 직원이 퇴근한 후에 회사에서 일할 수 있도록 특별배려를 해준다.  잡스가 비록 직원들에게는 미움을 받았지만 정작 회사의 최고 경영자였던 놀란 부쉬넬은 스티브 잡스가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사실 잡스의 놀라운 점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은 다하면서 그래도 꼭 필요한 사람에게서는 놀랍도록 사랑을 받는다는 점이다.  잡스가 인도여행을 떠나는 에피소드가 좋은 사례가 될 것 같다. 동양철학에 심취한 스티브 잡스는 어느 날 갑자기 인도로 순례 여행을 떠나겠다고 통보한다. 처음에 알 알콘은 그런 잡스의 행동이 황당하기만 하였다. 그런데 이번에도 어찌된 일인지 결국 알 알콘은 잡스에게 솔깃한 제안을 한다. 알 알 콘은 독일로 수출하는 게임기에 문제가 생겼는데 이를 해결하면 인도로 떠나는 비행기 값을 내주겠다는 것이다.  알 알콘에게 설명을 들은 잡스는 독일에 가서 단 두 시간 만에 문제를 해결하고 인도로 떠나게 된다. 


자아를 찾기 위해 그리고 영적인 스승을 만나기 위해 떠난 인도 순례 여행은 잡스에게 정신적인 쇼크를 주었고 삶의 가치관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각종 신비한 종교들이 번성한 인도를 보면서 감탄을 하기도 하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허탈감도 느껴야 했다. 아무리 정신이 훌륭해도 물질이 밑바탕이 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즉 그의 사상에는 이제 토머스 에디슨이 사상가인 칼 마르크스나 영적인 지도자 님 카롤리 바바보다 더 중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인도에서 무려 7개월을 여행하고 돌아온 잡스는 뻔뻔스럽게도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아타리를 다니게 된다는 점이다.


애플 I 컴퓨터의 탄생 과정과 창업 스토리




스티브 워즈니악이 홈 브루에서 활약할 무렵 역사적인 사건이 터진다. 세계최초의 마이크로 컴퓨터 알테어 8800이 탄생한다. (자세한 이야기는 빌 게이츠 부분에서 다룬다.). 이 기사를 접한 컴퓨터 애호가들은 알테어 8800 탄생에 열광하고 제품을 직접 구매하려고 했다. 그런데 스티브 워즈니악은 다른 컴퓨터 마니아들과는 다르게 직접 컴퓨터를 제작할 결심을 하게 된다.


그가 알테어의 마이크로 컴퓨터를 구입하지 않고 직접 컴퓨터를 제작하기로 결심한 것은 두 가지 이유다. 하나는 홈브루 컴퓨터의 회원들에게 자신의 실력을 과시하기 위함이었고 두 번째는 컴퓨터를 제작한 후에 도면을 무료로 나누어 주기 위해서였다. 


워즈니악은 컴퓨터 제작 작업을 자신의 직장인 HP의 실험실에서 수행했다. 집에 퇴근하자마자 허겁지겁 간단하게 배를 채우고는 다시 HP로 돌아와서 작업을 한 이유는 연구실이 컴퓨터를 만드는데 필요한 장비와 환경이 갖추어 졌기 때문이다.


컴퓨터의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중앙 처리 장치 즉 마이크로 프로세서였다. 알테어에 사용된 마이크로 프로세서는 인텔의 8080이었다. 가격은 179달러였는데 이는 워즈니악이 살고 있던 집의 월세보다 더 비쌌다. 그래서 그는 순전히 가격을 고려해서 마이크로 프로세서는 모토롤라의 6800으로 결정한다. 40달러면 CPU는 물론이거니와 다른 부품 두 가지도 구입할 수 있을 정도였다.


모토롤라의 마이크로 프로세서로 컴퓨터를 제작하다가 워즈니악은 잡지에서 눈에 띄는 기사를 하나 접한다. 모스 테크놀로지가 새로운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발표한다는 소식이다.  모스테크놀로지는 컴퓨터보다는 복사기나 인쇄기처럼 소비자 가전 시장에 공급하기 위해서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개발하였다. 마이크로 프로세서가 발표되는 박람회에 가서 워즈니악은 20달러에 구입한다. 모스 테크놀로지의 제품은 모토롤라의 마이크로 프로세서와 호환되는 제품이었기 때문에 그 동안 작업했던 결과물을 바꿀 필요는 없었다. 사실 모스테크놀로지의 제품은 모토롤라의 제품과 너무나 비슷해서 소송을 당할 정도였다.


하드웨어 작업은 모든 게 순조로웠지만 문제는 소프트웨어였다. 빌 게이츠는 알테어의 탄생 소식과 함께 베이직을 만들기 시작했고 가장 먼저 알테어에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인 베이직을 공급하였다. 덕분에 빌 게이츠는 홈브루 컴퓨터 클럽에서도 유명인이었다. 워즈니악은 빌 게이츠같은 유명한 사람이 되기를 꿈꾸며 직접 6502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위한 베이직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베이직이 아니라 포트란의 전문가였던 워즈니악은 마침 그 무렵 출판된 “101 베이직 컴퓨터 게임” (101 Basic Computer Games)을 참고 삼아서 베이직을 개발한다.


애플 I 컴퓨터를 만들 때 가장 큰 변화를 준 것은 스티브 잡스의 제안에서 비롯되었다. 워즈니악은 AMI D램을 사용했는데 잡스가 인텔 D램을 쓰라고 하였다. 인텔의 D램은 가격도 비쌌고 구하기도 힘들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잡스는 HP에서 부품을 구할 때처럼 인텔에 전화를 걸어서 손쉽게 인텔의 D 램을 구한다.  인텔 D램을 채택하면서 설계를 다시 해야 했지만 보드의 크기를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HP의 충성스런 직원이었던 워즈니악은 HP가 소비자용 컴퓨터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면서 연구소장에게 자신의 결과물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HP는 그럴 계획이 없다면서 워즈니악의 컴퓨터에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다. 


컴퓨터가 어느 정도 작동하자 워즈니악은 홈브루 컴퓨터 클럽에 이를 공개하였다. 하지만 워즈니악의 기대와 달리 반응은 거의 없었다. 이미 대부분의 회원이 알테어의 마이크로 컴퓨터에 매료되었기 때문에 워즈니악의 컴퓨터는 관심 밖이었다.


그렇게 워즈니악의 컴퓨터가 아무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을 때 잡스가 한가지 솔깃한 제안을 한다. 회사를 차려서 워즈니악이 설계한 컴퓨터를 직접 만들어서 판매하자는 것이었다.  홈브루 컴퓨터 클럽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소프트웨어전문가였다. 애초에 납땜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스스로 만드는 컴퓨터가 설 자리가 없었다. 하지만 워즈니악은 컴퓨터 판매에 매우 비관적이었다.  그는 홈브루 컴퓨터 회원들을 상대로 50개도 팔 수 없을 것 같았다. 이때 잡스는 당장의 수익보다는 회사를 차린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를 강조하였다.  회사를 창업한다는 말이 워즈니악의 마음을 흔들었다.


잡스의 설득에 넘어간 워즈니악은 자신이 아끼는 HP65 계산기를 250달러에 팔았고 이를 창업 자금으로 이용했다. 잡스는 창업자금에 1150달러를 더했는데 이는 그의 폭스바겐 버스를 팔아서 마련한 것이었다. 


회사이름을 정한 것은 잡스였다.  잡스가 마침 사과농장에서 일을 하고 돌아오면서 워즈니악 에게 회사이름으로 애플 컴퓨터를 제안한다. 워즈니악은 비틀즈가 소유한 음반 회사인 애플 레코드가 떠올랐기 때문에 잡스의 아이디어에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마음에 들었던 워즈니악은 비틀즈의 애플 레코드와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문제가 없겠다는 생각으로 잡스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인다. 



<다음회에 계속>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 아침 7시 주 3회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IT 왕조실록은 전자책으로 출판되어 있습니다.

멀티라이터의 IT 왕조실록 2.0은 IT 왕조실록 5권과 그외 4권  총 9권의 책이 전자책으로  담겨져 있습니다.

멀티라이터의 IT 왕조실록 2.0의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IT 왕조실록 1권 : 스티브잡스와 빌게이츠의 PC 혁명
IT 왕조실록 2권 : 빌 게이츠의 소프트웨어 전쟁과 윈텔의 시대
IT 왕조실록 3권 : 인터넷의 시대 구글의 탄생과 IBM 의 부활
IT 왕조실록 4권 : 애플의 부활과 스마트폰 삼국지
IT 왕조실록 5권 : 페이스북 그리고 모두를 위한 소셜네트워크 시대

IT 왕조실록에 포함된 별책도서


6권IT 슈퍼리치의 탄생
7권 스티브잡스 명언집
8권 기획의 신 스티브 잡스
9권 애플 성공 신화의 비밀

IT 왕조실록의 구입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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