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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게이츠와 일본의 각별한 인연

멀티라이터 2008. 5. 9. 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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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테나님의 글에 의하면...

http://www.hatena.co.kr/489

일본을 방문한 빌 게이츠 회장이 니시 가즈히코와 손정의를 언급하면서 일본과의 각별한 인연을 이야기했는데요.

혹시나 궁금하신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제가 아는 몇가지 뒷이야기를 추가 해봅니다.

우선 빌게이츠 회장과 일본의 관계는 1978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빌게이츠가 1975년도에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하였고 1977년에는 스포츠카를 구입할정도로 부자가 되었지만 그렇다고 지금처럼 갑부도 아니었고 유명하지도 않았던 때입니다.

1978년이라고 해봐야 스티브 잡스가 애플2 컴퓨터를 고작 천대 팔았던 시절이니깐요. 그래도 스티브 잡스는 78년을 계기로 엄청나게 성장을 하였구요.  빌 게이츠는 애플 2 컴퓨터용으로 베이직을 납품하며 스티브 잡스에게 굽신굽신했었던 때죠.

그런데 마침 미국잡지에서 빌 게이츠에 관한 기사가 보도되었는데.. 이 잡지를 일본에 있는 니시 가즈히코가  읽게 되고 즉시 미국의 빌게이츠에게 전화연락을 하여 미국에서 만나기로 약속까지 합니다.

니시 가즈히코는 1977년 와세대 대학교를 중퇴하고 아스키를 창업한 후에 컴퓨터 잡지 I/O를 창간한 인물입니다.

앞으로는 컴퓨터의 시대가 올것이라는 확신으로 대학을 중퇴한 둘은 금방 의기투합하게 되고 빌게이츠는 일본 지역의 마이크로소프트 판권을 니시 가즈히코에 일임합니다.

니시 가즈히코는 일본에 돌아온 후에 NEC와 같은 대기업과 접촉해서 베이직을 판매하기 시작하는데요. 니시 가즈히코의 공격적인 마켓팅 덕분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은 불티나게 팔리고  마이크로소프트는 미국보다도 일본에서 더 많은 돈을 벌게 됩니다. 이때 번 돈 덕분에 마이크로소프트가 MS-DOS를 개발할 자금을 마련했다고 할 정도로 말이죠.

니시 가즈히코는 아스키사의 사장인동시에 마이크로소프트의 부사장을 겸직하면서 빌 게이츠와는 깊은 우정을 나누게 됩니다.

문제는.. 니시 가즈히코가 많은 돈을 번 이후에 .. 초특급 호텔에다가 헬기를 타고 나니면서 온갖 사치와 향락에 빠져서 많은 돈을 탕진합니다.  걸핏하면 빌 게이츠에게 전화를 걸어서 돈을 빌려달라고 부탁할 정도였습니다. 처음에는 50만달러가 넘는 거액의 돈도 척척 보내주었던 빌 게이츠였지만 점점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게 됩니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는 1986년 일본에 지사를 열고 독점적 판매권한을  니시 가즈히코로부터 박탈하면서  둘의 관계는 영영 멀어집니다.

이때 등장하는 인물이 바로 손정의 입니다. ^^;;

손정의는 니시 가즈히코와 라이벌 관계였습니다. 니시 가즈히코의 아스키가 잡지와 소프트웨어 유통이라는 두개의 사업으로 돌아갔는데.. 소프트 뱅크 역시 컴퓨터 잡지와 소프트웨어 총판으로 먹고 살았거든요. 근데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적인 판매권한을 가졌던 니시 가즈히코는 일본 컴퓨터 업계를 쥐락펴락하였고 각종 협회 회장으로써 많은 권한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라이벌이었던 손정의와 니시 가즈히코는 사사건건 부딪혔습니다.

근데 니시 가즈히코와 빌게이츠가 결별하자 잽싸게 손정의가 접근을 하지요.

일본 소프트웨어 유통의 양대축이었던 손정의와 멀리할 필요는 없지요.

어느날  빌게이츠는 손정의에게 PC-WEEK를 보여주면서 세상에서 가장 정확한 정보를 담은 잡지라고 극찬합니다. 그러자 손정의는 즉시 PC-WEEK의 모회사인 ZD-NET을 매수하기로 결정합니다. 21억달러에 ZD-NET을 매입하자 손정의는 세계 언론의 조명을 받기 시작합니다. 이때 손정의는 ZD-NET의 사장인 에릭히포를 통해서 유망한 회사를 알아봐달라고 부탁하는데.. 에릭히포가 손정의에게 야후를 소개하게 되고. 손정의는 미국 야후에 투자하는 대신 일본 야후를 소유하게 되죠. 야후가 대박난 덕분에 오늘날 인터넷 기업 소프트뱅크로 거듭나게 되는겁니다.

이렇게 빌게이츠와 손정의는 서로의 사업에 조언도 해주었고.  미래로 가는길이라는 책을 쓴 빌게이츠는 손정의에게 책을 선물하면서 첫페이지에 당신은 나 같은 승부사라고 적을 정도로 서로 친밀하게 느낀다고 하더군요.

손정의 집 정원에는 시냇물이 있는데.. 이게 빌게이츠 집에서 본 후에 자기집에도 만든거라는군요.

일반적으로 정원에 작은 웅덩이가 있는데.. 고인물은 썩잖아요..

그래서 항상 변화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웅덩이가 아니라 시냇물을 만들었답니다.

빌게이츠 초호화주택처럼 손정의 저택역시 엄청나게 크다죠


그리고 빌 게이츠가 일본기업들에게 특별히 고마워하는건….

일본 업체들을 통해서 빌 게이츠는 일하는 방식을 배웠다는 겁니다.  벤처기업들은 자유분방한 대신 체계적이지 못한 경향이 있는데.. 빌게이츠는 일본 기업을 통해서 많이 배웠다고 하더군요. 특히 납기일을 어기거나 버그가 있을 경우 일본기업의 직원들이 미국으로 날라와 엄청나게 불평을 해대었답니다. 한때 마이크로소프트 본사 건물에는 일본회사사람들만 머무르는 사무실이 있을정도로.. 일본인들이 엄청 들락거렸죠. 이때 일본인들의 잔소리들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 직원들이 고생을 했지만 그만큼 마이크로소프트가 성장하는데 큰 힘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빌 게이츠가 일본을 좀 각별하게 여긴다고 하더군요. ^^;;

덧말

1983년 일본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주도로 개발된 컴퓨터 MSX도 발매된적이 있습니다 니시 가즈 히코가 야심차게 진행한 사업인데요. MSX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제를 사용한 컴퓨터 규격안인데 소니와 캐논등 여러회사가 활발히 참여했지만.. 사업적으로 실패했습니다. 하여튼 MSX에서 보듯이 마이크로소프트와 일본은 각별한 그런게 있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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