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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가 아니라 애플을 따라가야 한다.!

멀티라이터 2009. 2. 12. 16:26


이명박 대통령의 닌텐도 발언이 헤프닝으로 끝날줄 알았는데 참 오래 가네요. 게다가 정부가 닌텐도와 같은 게임기까지 개발하겠다고 나온 마당이니 저로써도 그 실현 가능성은 둘째치고 어떻하면 닌텐도와 상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고민해야할 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솔직히 지금이야 말로 한국이 게임기 시장에 진출하는 최고의 타이밍이라고 생각중이었습니다. 하지만 닌텐도처럼 순수한 게임기로 나간다면 아무런 가망이 없다고 생각되는군요.

왜냐하면 게임기는 소프트웨어로 결판나는 시장입니다.  게임기의 하드웨어 성능을 보고서 게임기를 선택하는게 아니라 그 게임기로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 소프트웨어를 보고서 게임을 선택하기 때문입니다.

성능으로만 보면 닌텐도 DS는 소니의 PSP보다 한참 아래이지만 우리가 잘아는 두뇌트레이닝게임이 히트하면서 두 게임기의 운명이 갈라졌죠.

게임기의 역사를 보면 그런 킬러컨텐츠가 게임기 전쟁을 종식시켜왔습니다. 닌텐도 위 역시 위스포츠와 닌텐도 위핏의 연타로 가정용 게임기 시장에 종지부를 찍었구요.

사실 지금처럼 부품이 표준화된 상황에서는 돈만 들이면 얼마든지 닌텐도 보다 성능은 좋은 게임기 만들수 있습니다.

원래 닌텐도의 개발 철학자체가 평준화된 기술을 사용하자입니다. 신기술은 가격이 비싸지만 평준화된 기술은 가격이 싸기 때문입니다. 닌텐도는 이미 시장에 일반화된 기술들을 모아서 자사의 게임기 개발에 활용하고 있으며 한국도 얼마든지 닌텐도처럼 게임기는 만들수 있습니다.

정말 걱정되는게 닌텐도보다 성능좋은 게임기 만들어 냈다고 우리나라가 닌텐도보다 앞선 기술을 가졌다고 자랑할까봐 저는 그게 걱정됩니다.

이미 마리오와 젤다의 전설등 나오기만하면 전세계적인 히트가 보장된 다수의 게임들을 보유한 닌텐도와 상대하기는 좀 어려운감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닌텐도라는 거대한 벽과 상대하기 위해서는 정면승부보다는 우회도로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해답은 애플이 제시하고 있다고 보여지는군요. 사실 애플을 보면 닌텐도처럼 휴대용 게임기를 만들겠다는건 오히려 구시대적인 발상이라고 까지 생각되거든요.

게임계 제왕의 자리가 바뀔때보면  기술의 패러다임이 바뀔 때 그때를 잘 포착해야합니다. 이른바 대처를 잘하면 10배로 성공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10배로 망한다는 전략적 변곡점인데요.

과거 닌텐도가 게임계의 제왕 자리 있을 때 소니가 어떻게 그자리를 차지할수 있었나요? 바로 2D에서 3D시대로 넘어갈 때 앞선 3D 기술과 CD-ROM을 가진 소니가 닌텐도 보다 한발 앞서 게임기를 출시함으로써 닌텐도가 가지고 있던 왕관을 빼어 올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닌텐도가 다시 소니를 이길수 있었던 것도 그래픽 전쟁이 지친 사용자들에게 체감형 게임이라는 신세계를 제공했기 때문에 다시 게임계의 제왕으로 부활할수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왜 지금 우리가 닌텐도를 이기기 위해서 애플을 배워야 하는가?

아시다 시피 워크맨으로 소니는 세계 가전 업계의 최고 자리를 차지 했습니다. 그런데 애플이 소니와 같이 똑 같은 워크맨을 가지고 나왔다면 소니를 이길수 있었을까요? 애플은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MP3 플레이어 아이팟을 들고 나왔기에 소니를 이길수 있었던 겁니다.

애플이 새로운 시대를 먼저 준비했기에 소니의 워크맨을 이겨낸것이죠. 똑같이 아날로그 워크맨 나와서는 지금과 같은 성공은 애초에 없었습니다. 지금 현재 한국에서 닌텐도 DS가 2백만대가 나갔는데 또 거기에 닌텐도 DS와 같은 게임기 나와서 상대가 되겠습니까? 닌텐도 DS 산 사람들이 그 게임기 버리겠어요?

닌텐도 DS가 장악한 시장에서는 새로운 방법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방법은 
애플이 지금  아이팟과 아이폰으로 닌텐도와 승부하는 모습에서 찾아야 합니다. 손안의 컴퓨터 시대로 변화하는 이 시점에 아이팟 터치를 휴대용 게임기로 포지셔닝하고 있으며 이 전략은 매우 성공적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지난 6월달에 포브스지에서는 애플이 닌텐도 DS를 죽일 수 있는 이유라는 기사를 썼습니다. 그때만해도 말도 안되는 정신나간 소리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애플은 닌텐도 DS에 도전을 선언하였고  애플 관계자들은  아이팟과 아이폰이 세계 최고의 게임기라고 까지 선포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전략은  놀라운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서는 아이폰이 닌텐도와 소니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되고 있음을 기사화하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우리가 아이팟과 아이폰의 성공에서 주목해야 할것은 바로 앱스토어입니다.

개발자들이 직접 자신의 프로그램을 애플이 운영하는 앱스토어에 업로드해서 수익이 나면 개발자가 70%를 가져가고 애플이 30%를 가져갑니다.  벌써부터 등록된 프로그램만 2만개가 넘고 다운로드횟수가 5억회를 넘어선 앱스토어의 성공으로  그야말로 프로그램 유통의 패러다임이 달라져 버렸습니다. 현재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도 앱스토어를 흉내낸 온라인 프로그램장터를 만들 계획입니다.

그런데 이 앱스토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장르가 바로 게임입니다.  세계적인 시장 조사업체인 컴스코어에 의하면 32.4%가 게임을 한번이라도 다운로드 받은적이 있다고 합니다. 일반 휴대폰 사용자의 3.8%만이 게임을 다운로드 받은 적이 있다고 하니 엄청난 기록이죠. 현재 앱스토어에는 2만개정도가 등록됐는데 4,078개가 게임으로써 앱스토어중에서 가장 많이 업로드된 장르입니다.

현재 아이튠스로 음악시장을 장악했다는 애플인데 이제 게임으로 그 영광을 재현하고 있습니다.


이러니 벌써부터 아이폰 성공의 최대 희생자는 닌텐도가 될것이라는 예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닌텐도를 흉내내서 게임기를 만들면 망합니다. 그것보다는 닌텐도보다 한발 앞서 생각을 해야하지요.

그리고 이제 손안의 컴퓨터시대가 오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는 결국 스마트폰으로 닌텐도와 싸워야 한다는것이 제 생각입니다.

사실 그것을 지금 애플이 증명을 하고 있잖습니까?  결국 저는 진정으로 닌텐도를 이기고 싶다면.. 정부에서 앞으로 애플이 만들어낸 생태계를 한국에서 만들어주면 된다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 저는 정부에서 세가지를 지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첫째 스마트폰이 보급될수 있도록 정부에서 스마트폰 구입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해주십시오.

둘째 무선 인터넷 요금을 대폭 인하하도록 압력을 넣던가 근거리 통신망으로 WI-FI기기를 적극 보급해주셔서 통신비에 대한 부담을 줄이도록 해주십시오. 특히 한국은 온라인 게임에 강점이 있기때문에 무선 통신요즘이 줄어든다면 이는 닌텐도뿐만 아니라 애플과 상대할수 있는 중요한 무기를 제공해주는겁니다.

세째 앱스토어와 같은 서비스를 구축할수있도록 업계의 협력을 촉구해주십시오.

아홉살 짜리 꼬마아이가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업로드하고 이게 세계적인 인기를 끄는 것이 바로 앱스토어입니다.  취미로 만든 게임 하나로 백만장자가 되는 것이 바로 앱스토어입니다. 그런데 앱스토어는 세계를 상대로 하는 만큼 그런 규모의 경제가 만들어 진것이겠죠. 또 한국은 힘들겠지만 그래도 시스템상 누구나 자유롭게 프로그램을 올리고 또 쉽게 다운로드를 받을수있는 그런 앱스토어와 같은 생태계 구축을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사실 지금 과거 개인용 컴퓨터의 제왕이었던 애플, 소프트웨어 황제 마이크로소프트, 인터넷 제왕 구글 이 세회사가 손안의 컴퓨터 시대를 맞이하며 모바일 시장에서 싸우는 모습을 보십시오. 세상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순간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CEO인 스티브 발머는 결국 나중에 가면 사람들이 외출할때는 한가지만 들고 나갈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휴대용 게임기는 스마트 폰에 통합될것입니다. 그걸 알기에 닌텐도 역시 인터넷 기능이 강화된 닌텐도 DSi를 내놓은 것이죠. 오직 게임에만 전력을 쏟는다는 닌텐도가 DSi를 내놓는 순간 그들이 곧 휴대폰을 만든다고 해도 전혀 어색할것이 없어진겁니다. 앞으로 미래는 손안의 컴퓨터 전쟁의 승자가 결국 IT의 황제가 될것입니다.  그런 순간에 우리는 미래지향적으로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팟을 참고해서 컨버전스 시대를 대비해야 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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