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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는 1978년 버클리 대학 재학중에 두살 연상의 일본 여자인 우미와 결혼했다.  미국 유학후에 손정의는 우선 어학공부를 위해 학원을 다녔다. 마침 영어학원에는 우미도 함께 다녔다. 손정의는 우미에게  완전히 반해 버려서  홀리네임즈 칼리지의 학생이었던 우미와 같은 대학으로 진학할 정도였다. 우미와 결혼식을 할 때 즈음에는 손정의가 음성 인식 자동 번역기를 개발중이었다. 일에 빠져있었던 손정의는 우미와의 결혼식 약속을 깜빡하고 만다. 처음 약속했던 결혼식은 늦어서 취소됐다. 그리고 두번째 역시 손정의는 결혼식에 지각했지만 법원관계자에게 겨우 사정이야기를 하고 식을 무사히 올릴 수 있었다. 신혼 여행을 떠나며 손정의는 우미에게 나중에 거대한 저택에서 살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그 언약은 40이 되기전까지 지켜지지 않았다. 그전까지 그들은 거대 저택은 커녕 임대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40세가 될 때 손정의는 비로서 우미와의 약속을 지켰다. 960평이나 되는 땅에 40억엔을 들여서 3층짜리 초호화 저택을 지었다. 일본에서도 화제가 되어서 일본 주간지 업체인 포커스에서는 헬기를 이용해서 항공사진을 찍어갈 정도였다. 주위에서는 너무 사치스럽다는 비난도 있었지만 손정의는 우미와의 약속을 지킨다는 것에 더욱 뿌듯했다.

손정의는 두 딸의 미래를 생각해서 한국국적을 포기하고 일본에 귀화했다. 그런데 이때 손정의는 한국 고유성인 손씨를 버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단 한사람만이 사용하는 희귀성은 귀화하는 사람에게 허용할 수 없다면서 일본식 성을 사용하도록 유도했다. 바로 그럴 때 손정의 부인인 우미가 나섰다. 일본사람인 우미가 먼저 성씨를 손씨로 바꿨다. 일본에서 손씨가 유일한 성이 아니게 되었다. 덕분에 손정의는 성씨를 그대로 사용하여 귀화신청을 할 수 있게 됐다.

손정의가 인생에서 가장 괴로웠던 순간은 1983년 간염 때문에  병원에 입원했을 때이다. 당시에는 간염 치료제가 없어서 손정의는 자칫 잘못하면 죽음에 이를 수도 있었다. 그야말로 생사를 넘나드는 순간이었다. 다행히 실험적인 방식의 간염 치료방법이 나와서 손정의는 혜택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장기간의 치료기간이 필요했다. 손정의는 회사의 대표직을 사임하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결심한다. 입원기간동안 손정의는 다시 인생을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됐다. 책도 무려 4000권이나 읽으면서 많은 생각과 학습의 기회를 가졌다. 손정의가 가장 좋아하는 책은 “료마가 간다” 이다. 료마가 간다는 실제 인물인 사카모토 료마를 소재로 한 일본의 국민소설이다. 사카모토 료마는 메이지 유신을 통해서 일본의 근대화를 이룬 인물론 일본에서 가장 존경 받는 사람이다. 사카모토 료마는 손정의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손정의가 료마가 간다를 읽은건 미국 유학을 가기전이었다. 불굴의 의지로 자신의 뜻을 이루어내는 성공신화에 매료됐다. 두번째 읽은건 간염으로 병원에 입원했을때이다. 이때도 책을 읽으며 삶을 포기하지 않고 미래에 대한 열정을 더욱 키울 수 있었다. 세번째로 책을 읽은건 소프트뱅크의 주식을 공개할때이다. 앞으로 회사의 비전을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 “료마가 간다”를 보면서 구상했다. 이렇듯 료마가 간다는 손정의에게 중요한 변화의 순간에 용기와 지혜를 동시에 주는 책이다.


한편 소프트 뱅크의 운명은 이동 통신사업에 좌우될것이다. 하지만 손정의는 한편으로 새로운 미래 계획을 착착 진행하고 있다. 정보화 시대의 인프라 구축이라는 중요 핵심 사업 분야에서 최근에는 미디어 콘텐츠쪽으로 집중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그 계획들 대부분이 한국과 연결되있는 것이 흥미롭다. 우선 라그나로크를 4000억원이라는 금액으로 인수했다. 또한 한류스타 배용준과 함께 130억원을 들여서 오토윈테크를 공동인수하기도 했다. 드라마와 영화를 아우르는 미디어 콘텐츠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오마이 뉴스에도 100억원을 투자한 그는 앞으로도 한국 문화콘텐츠와 관련된 사업에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이는 최근 디지털 리더들의 행보와는 유사하다. 이미 빌게이츠, 스티브잡스, 마이클 델이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진출했다. 손정의도 역시 세계적인 흐름을 따라가는 자연스런 모습으로 보인다.   디지털 시대를 리더하는 분야는 하드웨어에서 시작해서 소프트웨어로 넘어갔고 지금은 인터넷이 주도 하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디지털 시대의 1막 2장이 끝나버렸다. 이제 디지털 엔터테인먼트라는 제목으로 2막이 열리려는 시점이다. 손정의가 1막에서는 인터넷이라는 지렛대로 최고가 되었는데 새롭게 열리는 디지털 시대 2막에서는 무엇으로 최고의 지위를 유지할지 벌써부터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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