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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많은 글에서 필자는 닌텐도의 창의력은 커뮤니케이션에 있다고 말하였다. 그들의 수많은 인기 상품들이 직원들간의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발전했다. 사실 많은 회사들이 닌텐도 처럼 직원들간의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회사차원에서 문화로 정립시키지 않으면 쉽게 이뤄지지 않는게 바로 자유로운 의사소통이다. 인텔을 창업한 앤디 그로브는 회의에서 결정되는 여러 안건들이 사실은 자유로운 토론의 결과가 아니라 직위가 높은 임원의 의사에 따라서 결정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혁신이라는 것은 과거 기술의 한계를 발견하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때 일어난다. 하지만 문제는 회사의 고위 임원들이란 과거 자신이 발견한 기술을 통해서 공을 쌓은 사람들이다. 회의 결과가 직장상사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따르는 것이라면 회사는 결국 과거 방식만을 답습하게 되고 혁신은 커녕 퇴보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앤디 그로브는 회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맥빠진 회의가 아니라 참가자들이 직위와 권력에 상관 없이 각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밝히고 때로는 일반직원과 임원사이에 전쟁같은 토론과 논쟁을 벌이는 “건설적인 대립”이 일어나야 한다고 봤다.  그는 이를 위해서 일부러 회의를 도발적으로 운영하면서 직원들을 자극하였다. 하지만 앤디그로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회의 결과는 직위와 권력에 의해서 결정되기 일쑤였다.

그래서 앤디 그로브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회사내에 평등문화가 뿌리깊히 자리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회의실에서 아무리 계급장을 떼고 허심탄회 하게 토론 해야한다고 강조해봐야 이미 직원들은 상사의 눈치를 보는 존재이다. 그래서 앤디 그로브는 인텔의 모든 직원은 평등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그래서 임원들의 특혜를 없애고 직위와 권력으로 상대를 깔아 뭉개지 못하도록 주의를 주었다. 인텔의 직원은 그 사람이 임원이든 혹은 말단직원이든  두평이 되지 않는 공간에 똑 같은 책상을 제공 받았다. 주차장도 모두 평등하게 이용할수 있도록 했는데 이 때문에 회사의 창업자였던 앤디 그로브였지만 조금이라도 늦게 출근한 날에는 주차할 공간을 찾기 위해서 회사를 몇번이나 돌아야 헀다.  이렇게 앤디그로브가 솔선수범하며 겨우 회사내에 평등문화가 자리 잡히자 인텔은 직원들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하고 토론하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뿌리를 내리게 되었다.

그런데 닌텐도 역시 인텔과 비슷한 평등문화가 있다. 요코이 군페이는 모든 직원들은 존중받아야 한다면서 모든 직원들이 상대를 부를 때 직위로 부르지 않고 이름뒤에 ~ 상(씨)를 붙이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닌텐도 역시 인텔처럼 대부분의 직원들이 파티션으로 나뉘어진 동등한 공간을 배치받고 있으며 특이하게도 회사직원들 모두가 같은 유니폼을 입고 근무하고 있다. 이런 평등문화 이외에도 닌텐도내부에서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것중에 하나는 직원간에 경쟁심을 없애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이는 닌텐도와 다른 실리콘 밸리 기업들간에 가장 차이가 나는 문화이기도 하다. 인텔의 경우 건설적인 대립을 위해 평등문화가 강조된다. 하지만 이 건설적인 대립의 또 다른 밑바탕에는 직원들간의 경쟁심이 숨어있다.  회사에서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기술을 발전시킬 것 인지 회의를 통해서 결정할 경우 선택받지 못한 기술을 주장하는 세력들은 회사에서 구조조정 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인텔의 경우 선택과 집중의 과정에서 미래 기술로 인정 받지 못한 조직들이 구조조정 되었다.  결국 인텔의 건설적인 대립은 의견이 다른 사람들이 생존을 걸고 서로 자신의 의견이 채택되도록 무한 경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엑스박스로 게임기 시장에 진출하는 모습을 보면 이른바 건설적인 대립의 문제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원래 엑스 박스는 처음부터 전략적으로 선택된 프로젝트는 아니었다. 플레이스테이션이 직원들간에 엄청난 논쟁속에 겨우 추진된 사업이듯이 엑스 박스 역시 그런 과정을 겪는다.  게임회사에서 마이크로소프트로 이직힌 블랙클리는 우연히 게임에 관심이 많은 오토벅스, 테드 헤이즈, 케빈바커스, 냇브라운을 만난다. 이들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에 대응해서 마이크로소프트도 뭔가 새로운 게임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버전을 간소화해서 TV에 연결되는 엔터테인먼트 기기를 개발해야 한다고 봤다. 이들은 업무외의 시간을 활용해서 구체적인 기획안을 짜고 회사에 자신들의 전략을 알렸다. 마침 마이크로소프트 상층부에서는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을 통해 거실을 장악하면 분명 다음 단계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라이벌 기업이 될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그런데 마침 회사내에서는 웹 TV 사업이 한창 진행중이었다.  웹 TV는 TV 옆에 설치하는 셋톱 박스로 TV를 통해서 간단한 컴퓨터 작업과 인터넷 그리고 드라마를 볼수있는 기기였다. 처음에 내놓은 웹TV는 백만대정도의 판매에 그치면서 부진했는데 이를 만화하기 위해 웹 TV 의 사업부에서는 게임기능을 강화한 업그레이드 판을 내놓으려고 했다.

결국 빌게이츠는 엑스박스와 웹 TV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 게임사업에 진출하기로 결심한다.  이는 두 팀간에 생존을 건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음을 의미하였다. 실제로 두 팀은 빌게이츠 앞에서 자신들의 전략을 선택받기 위해서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그런데 이 논쟁은 어느덧 상대를 쓰러뜨리기 위한 전쟁이 되어버렸다.  최종적으로는 엑스박스가 정식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차세대 게임 사업으로 결정되었지만 이는 그야말로 상처뿐인 영광이 되어버렸다. 

 초기에 엑스박스 사업을 추진했던 사람들 대부분이 뿔뿔히 흩어졌기 때문이다.  냇 브라운은 오랜 논쟁에 지쳐서 회사에 불만을 느끼고 아예 회사를 그만두었다.  또한 엑스 박스가 당초 의도와는 다르게 플레이스테이션을 모방한 가정용 게임기로 사업전략이 바뀌게 되는데 이에 불만을 품고 오토벅스, 테드 헤이즈는 엑스박스팀에서 사퇴하고 원래의 소속 부서로 돌아간다. 또한 나중에는 케빈바커스 블랙클리 역시 이런 저런 사유로 아예 회사를 그만두게 된다. 결국 개인시간까지 희생하면서 회사의 미래를 위해 신규사업을 추진한 헌신적인 직원들이  건설적인 대립의 과정에서 발생한 불만으로 오히려 회사에 환멸을 느끼는 아이러니한 사태가 발생한것이다.

닌텐도 역시 일이란 사람과 사람사이의 일이기 때문에 토론의 과정에서 직원간에 대립과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특히 이런 대립이라는 것은 어느 누가 잘못 하기 보다는 서로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주장 하다가 결국 감정이 상하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자신의 생각이 옳다는 확신이 들면 들수록 더욱 더 자신의 주장을 강력하게 펼치기 마련이다.  또한 개발자들은 자신이 최고라는 일종의 자만심도 가지고 있다. 만약에 게임상에서 그림의 화풍을 결정하려고 할때 누구의 그림을 기준으로 맞춰야 하는지 가지고도 큰 싸움이 벌어질수 있다.이와타 사토루는 이런 상황을 창조의 과정에서 당연히 있을 수 밖에 없는 과정으로 인식한다. 그래서 닌텐도는 단순히 평등을 기반으로 한 참여문화가 아니라 존경심을 바탕으로 한 참여문화를 강조한다. 평소 이와타 사토루는  직원들끼리 서로 존경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회사란 혼자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여러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라는 이야기를 자주한다.  즉 닌텐도에는 프로그래머도 있고 그래픽 디자이너도 있고 작곡가도 있다.  프로그래머가 그림도 그리고 음악을 작곡할 수도 없다. 그러니 프로그래머는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사람에게 경외감을 가지고 대해야 한다.  이와타 사토루 본인 역시 직원들은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을 해주는 존재이기 때문에 존경심을 가진다.  자신이 할 수 없는 것을 하는 사람 혹은 자신이 모르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 존경심을 가지게 되면 좀더 나와 다른 가치관과 생각을 가진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하게 된다. 또한 자신이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함께 일하는 것 자체가 업무를 좀더 흥미롭게 만든다. 이와타 사토루는 상대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게 되면 서로를 고마운 존재로 인식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서로에게 고맙다는 말을 해도 형식적으로 들리지 않고  고마움의 가치를 제대로 알게 되며 때로는 고맙다라는 말 한마디가 힘이 빠진 직원에게 자신의 존재의의를 확인하고 재충전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렇듯 직원간의 경쟁심을 없애고 서로에게 존경심을 가지는 문화야 말로 닌텐도 직원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활발하게 만들어다 주는 원천이다.

댓글
  • 프로필사진 리넨 엑박 얘기를 보니 오랜 경쟁은 역시 사람을 지치게 하는군요. 가장 큰 건 꼭 굳이 둘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게...=ㅅ= 2010.01.09 10:06 신고
  • 프로필사진 멀티라이터 경쟁이 분명 단기적으로 효과는 있는것 같아요. 또 직원들을 얼마든지 갈아치울수 있다면.. 장기적으로도 효과가 있고.. 편한 방법이죠. 사실 존경을 바탕으로 한 닌텐도의 방식은 고용을 완전 보장하는데서 부터 시작되는데.. 사실 또 이렇게 고용을 보장하게 되면.. 직원들이 안일해질수 있는 부작용이 있는데. 닌텐도는 이를 소수정예로 극복하는것 같아요. 소수정예가 되면.. 직원들이 맡고 있는 일이 많아져서. 한명만 못해도 금방 구멍이 생기거든요. 대신 또 성취감을 높일수 있고.. 또 여기에 직원간에 친분관계가 깊어짐으로써 회사에 대한 애사심이 생기고. 이를 통해서 일을 더 열심히 하지 않나 싶네요.^^;; 2010.01.10 00:44 신고
  • 프로필사진 키아저씨 평등문화 정말 필요하죠!!
    글잘보고 갑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2010.01.09 11:22
  • 프로필사진 멀티라이터 감사합니다.
    키아저씨님도 좋은 주말 보내세요.^^;;
    2010.01.10 00:44 신고
  • 프로필사진 브루펜시럽 최근 제가 고민을 하고 있던 생각의 실타레를 정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정말 고마워요. : )
    2010.01.09 11:59
  • 프로필사진 멀티라이터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네요. 감사합니다.^^;; 2010.01.10 00:39 신고
  • 프로필사진 3445 굉장한 글이군요.직원 개개인의 능력을 경외심을 가지고 대해야 한다는건 쉬우면서 어려운일이죠
    경영학을 전공하는데 마음에 많이 와닿습니다.다시한번 경영자의 책임에 대해 느낀 글이었습니다.
    2010.01.09 17:50
  • 프로필사진 멀티라이터 예.. 도움을 주었다니 다행이네요. 3445님 꼭 훌륭한 경영자로 성공하시기 바랍니다.^^;; 2010.01.10 00:38 신고
  • 프로필사진 barragan 훌륭한 글 잘봤습니다. ^^ 2010.01.09 20:12
  • 프로필사진 멀티라이터 감사합니다.^^;; 2010.01.10 00:37 신고
  • 프로필사진 미래의 CEO 저도 직장생활을 하며 항상 생각했던것이 수직적인 관계로서만 조직이 운영될수 밖에 없느냐였습니다.
    절대 복종, 충성심을 보여야 하는 그런 조직생활이 답인가라는 생각...
    대부분은 이것이 답이다고 생각하겠지만, 님의 윗글을 보니 참 와닿는 글입니다.
    서로를 존중한다는 것이 서로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즐거운 조직생활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조금은 드는군요.

    저도 훗날 그런 CEO 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살아가야 겠군요^^
    2010.01.09 20:36
  • 프로필사진 멀티라이터 꼭 미래의 CEO가 되셔서 한국에도 좋은 모델이 될수 있는 기업을 만들어주세요..^^;; 2010.01.10 00:37 신고
  • 프로필사진 역시 닌텐도가 그냥 대단한 회사가 아니였군요..
    80년대부터 지금까지 항상 ..꾸준히 사랑을 맏은 이유가 있었습니다.
    중간에 엑박과 플스로 인해..빛을 못보기도 햇지만 ..다시 정상을 차지 했으니
    대단하다는 ..
    2010.01.09 21:20
  • 프로필사진 멀티라이터 그렇죠.특히 닌텐도와 경쟁하는 MS나 소니는 규모가 10배가 큰 회사들이었는데 말이죠.^^;; 2010.01.10 00:36 신고
  • 프로필사진 구차니 자본주의와 무한경쟁주의가 이러한 폐해가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 교육은 점점더 무한경쟁주의로 향하는걸 보고 있으면 답답한 마음만 듭니다.

    그나저나.. 양이 많아서 눈이 아프네요 ㅋ
    2010.01.09 22:05 신고
  • 프로필사진 멀티라이터 닌텐도가 일이 많지만.. 또 서로 인간적인 관계를 맺는걸 보면 부럽습니다.^^:; 예.. 오랜만에 양이 많았네요.^^;; 2010.01.10 00:30 신고
  • 프로필사진 alekf 쩍바리 일본놈들은 70년대부터 자국상품안쓰면 무조건 이지매당하고 심지어 살해당했다 그래서 일본놈들이 돈을번거다 잘알다시피 전세계서 가장 충성심과 복종심이 강한 나라는 바로 일본인들이다.일본인들은 위에서 높은놈이 시키면시키는데로 무조건 할복자살까지 서슴없이하는 기계같은놈들이라 어느집단에서 의견이다른 한사람이나오면 바로 이지메로 집단테러한다 그렇듯이 그들의 충성심과 집단주의는 세계서 타의추종을불허한다.그래서 일본이 무려54년만에 정권바뀐것도 그런이유때문이다 2010.01.10 01:41
  • 프로필사진 Netspresso 얼마전에 트위터에서 본 글이 생각나는군요.
    똑똑한 인재를 뽑았다면, 그 인재에게 일을 시키려 하지 말고, 그 인재의 이야기를 들어야한다.
    다들 좋은 인재만 뽑는것에만 혈안이 되어 있고, 좋은 인재를 어떻게 대우할것인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멀티라이터님께서 쓴 글 중에, '존경'이란 단어가 더욱 와닿네요.

    '평등'과 '존경', 이 두 단어가 제대로 작동하는 기업이라면,
    HR부서에 들어가는 막대한 자원과 에너지도 필요없어질 것 같습니다.
    알아서 잘 굴러갈테니까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2010.01.10 02:44
  • 프로필사진 ssami 좋은내용이네요.
    보통 회사에서 보면,
    내가 갖고 있지 못한 기술을 지닌 사람에게 경외감을 갖는게 아니라,
    내 기술을 갖고 있지 못한사람에게 우월감을 가지는데 말이죠.
    2010.01.1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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