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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삼성 소프트회사를 인수하는게 어떨까?

멀티라이터 2010. 1. 22. 08:02


PC 시장을 살펴보면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를 지배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PC 제조사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절대적인 영향력아래에 있다. 아무리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는 PC라도 마이크로소프트가 지원해주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제시하는 표준을 지켜야만 제대로된 성능이 나온다. 그래서 저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정책을 최우선으로 해서 PC를 제조한다. 그래서 이런 관계를 과거 로마시대에 빗대어서 설명하기도 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로마시대의 황제이고 다른 하드웨어 제조사는 영주인데 이들은 마이크로스프트의 정책을 충실히 지키며 세금처럼 라이선스 비를 낸다는 것이다. 대신 마이크로소프트의 말을 잘듣는 회사는 또 그만큼 얻게되는 이익이 많다.

휴대폰 시장은 철저히 하드웨어가 지배하는 시장이었다. 그런데 이제 스마트폰 시장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그런데 스마트폰은 손안의 PC다. 이 이야기는 스마트폰 도 이제 PC 처럼 소프트웨어 업계의 지배를 받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스마트폰에서는 오히려 PC 보다도 훨씬 운영체제 업체에 종속될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PC는 여러 프로그램을 패키지로 구축하는데 비해서 스마트폰 은 PC 운영체제에 인터넷 서비스가 통합되기 때문이다.

애플이 아이폰을 판매한다는건 단순히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자사의 앱스토어나 모바일미 같은 인터넷 서비스도 함께 공급함을 의미한다.

구글이 왜 안드로이드를 공짜로 배포할까? 구글이 너무나 착하고 아름다운 회사라서?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공짜로 배포해도 돈을 벌수 있는 구석이 너무 많다. 안드로이드 마켓으로 프로그램을 팔수도 있고 이제 북스토어로 책을 팔수도 있다. 여기에 검색을 통해서 광고로 수익을 얻을수 있다. 구글은 수익의 90%를 광고로 벌어들이는 동시에 엄청난 숫자의 광고주를 가지고 있다. 구글이 인터넷 전화서비스인 구글 보이스에 광고를 결합해서 사용자들이 광고를 보는대신 공짜전화를 걸게하는 서비스가 나올것이라는 전망까지 있는 것을 보면 구글은 운영체제 판매를 하지 않아도 다른 인터넷 서비스의 결합만으로도 수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가 있다. 구글독스 같은 오피스 프로그램을 클라우드 컴퓨팅과 결합한다면 이 역시 엄청난 혁명의 시초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최근에 발표된 구글의 넥서스원 발매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상 최고의 스펙을 자랑하는 넥서스원을 600달러도 안되는 금액에 판매하는 이 놀라움 속에는 HTC가 존재한다.  필자는  HTC의 존재가 한국 휴대폰 업체에는 매우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HTC는 1997년에 창업한 회사로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스마트폰을 개발하면서 급 성장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모바일용 운영체제를 만들 때 HTC가 테스트용 기판을 공급하면서 둘의 제휴가 시작되었다. HTC는 테스트용 기판을 마이크로소프트에 제공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가 만드는 모바일 운영체제에 최적화된 하드웨어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윈도우 모바일에서는 HTC의 제품이 최고라는 명성을 얻으며 급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필자는 HTC를 보면서 역시 스마트폰은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를 지배한다는 생각에 확신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 HTC는 세계최초의 안드로이드폰 HTC DREAM을 발매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쌓았고 이번에 넥서스원까지 제작하면서 스마트폰의 강자로 인정받고 있다. 삼성과 LG 마저도 스마트폰에서는 HTC에 밀리고 있다.

앞으로 HTC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밀월관계 덕분에 큰 성장을 이루었고 또 구글의 힘을 얻어서 세계적인 회사로 성장하고 있다.

문제는 한국의 회사다. HTC의 움직임은 자신의 위치에서 최상의 선택을 했다. 하지만 한국회사의 등치로는 HTC처럼 움직이기가 힘들다. 왜냐하면 회사규모상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2위하는 삼성과 3위하는 LG가 구글을 위해서 OEM 방식으로 스마트폰을 공급할 수 있을까? HTC는 OEM으로 공급해도 이익이지만 삼성과 LG는 득보다 실이 더 커보인다. 또한 HTC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지만 삼성과 LG가 과연 MS 하자는대로 또는 구글 하자는대로 그대로 따라갈수 있을까? 갈수록 운영체제에 의한 종속성이 심해질게 너무 뻔히 보이지 않는가? 들리는 이야기에 따르면 윈도우 모바일 7만 해도 이제 제조사가 함부로 프로그램을 수정할수 없으며 엄격한 MS의 정책아래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한다. 단순히 운영체제 하나 공급하는게 아니라 거기에 들어가는 프로그램 전체를 통제하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아마 애플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특히 구글과 MS처럼 운영체제 제조사의 영향력이 커지면 제품은 결국 평준화가 이루어진다. 구글과 MS는 일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그 가이드라인에 최적화된 운영체제를 공급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하드웨어 성능이 좋아 봐야 소프트웨어가 지원안해주면 소용이 없다. 메모리가 10기가라도 운영체제가 32비트라면 4G밖에 쓸수 없는것과 같은 이치다. 운영체제 업체가 제시하는 가이드라인보다도 더 뛰어난 하드웨어 개발력을 가진 회사들은 불이익을 받겠지만 대신 하드웨어 개발력이 적은 회사는 이런저런 고민할필요 없이 표준을 지키면 되니 상대적으로 이익을 본다. 델이나 HP 같은 PC 제조사들을 보면 그들이 제품성능으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가격으로 경쟁하고 있음을 참고하면 스마트폰도 역시 운영체제 업체들이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을 지킨 제품들이 쏟아질테고 여기에 가격 경쟁력을 갖춘 업체가 업계의 승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럼으로 세계적인 휴대폰 업체인 삼성과 LG는 스마트폰 시장이 PC 처럼 되는걸 원치 않을 것이다. 지금도 잘 나가고 있는데 괜히 PC시장 처럼 세상이 변한다면 정말 악몽이지 않을까? 대신  델이나 아수스 같은 PC 제조업체는 정말 신이 날수 밖에 없다. PC .시장의 역사는 가격파괴의 역사였고 그런 만큼 델이나 아수스는 가격경쟁력에서는 다른 업체들보다도 훨씬 뛰어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문제는 휴대폰 제조 경력이 부족한데.. 구글이나 MS같은 운영체제 업체들이 이제 표준표 제시해줄 테니 훨씬 더 일이 편해질것이다. 표준이라는것은 단순히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게 아니라.. 기술 표준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의 공유가 일어나고 부품 표준을 제시하기 때문에 PC 처럼 부품만 잘 조립해도 멋진제품이 나올수 있다. MS가 PC에서 그런 역할을 해왔듯이 스마트폰에서도 그런 역할을 해줄것이다.

자 그렇다면 삼성이나 LG 같은 업체는 운영체제업체의 영향력이 강화되는 시점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독자적인 운영체제를 만들것인가? 아니면 구글이나 MS같은 운영체제 업체의 지배를 받아야 할까?

개인적으로 독자적인 운영체제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으로 생각된다. 운영체제 시장은  개발자 생태계를 구축하는데서 승부가 갈라진다. 그런데 이 개발자 생태계가 쉬운게 아니다. 구글, MS, 애플을 보자.. 이들은 세계에서 최고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다. 소프트웨어로 기적을 창조했으며 그 회사안에는 최고의 소프트웨어 인력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고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이 기술력을 가지고 운영체제와 개발툴을 만들고 있으며 개발자들에게 자신들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그런데 하드웨어 전문 회사인 삼성이 과연 이미 구글, MS, 애플이 견고하게 구축한 개발자 생태계를 흔들어 놓을 수 있을까?

삼성이 소프트웨어로 뭔가 엄청난 혁명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개발자들의 신뢰를 불러일으켜야만 개발자 생태계를 끌어 모을수 있는것이지..  소프트웨어와는 거리가 먼 하드웨어 전문회사 삼성이 할 있는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결국 구글이나 MS가 제공하는 운영체제를 라이선스를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문제는 구글이나 MS는 PC 시장에서 보여준 그런 지배력을 스마트폰에서도 재현하려 할것이다. 아니 오히려 애플의 성공을 보면서 더욱 더 영향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운영체제를 개발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과 LG는 무엇을 할수 있을까? 필자는 그래서 어도비의 인수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운영체제를 뛰어넘는게 있다. 바로 인터넷 환경이다.  운영체제의 영향력을 인터넷 서비스로 커버할 수 있다. 그리고 운영체제의 영향을 받지 않는 플래시는 분명 매력적인 플랫폼이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개인이 IT 대세를 결정했다고 확신한다. 애플2, PC, 아이폰의 성공을 보면 게임이 함께 했다. 이번에 애플에서 등장하는 타블릿 역시 게임에 최적화된 기기라는 루머가 있는것을 보면 IT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그런데 요즘 전세계적으로 선풍을 일으키는 것이 플래시 기반의 소셜게임이다. 필자는 소셜 게임의 대세가 될것이라고 생각한다.

삼성이나 LG가 어도비를 인수한다면 인터넷 플랫폼에서 앞서 나갈수 있을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플래시의 액션 스크립트를 활용해서 개발자 생태계까지 구축할수 있다. 개발자 생태계를 구축할수 있어야 운영체제 시장을 겨우 노려볼 수 있게 된다.

글이 길어졌는데 필자의 생각은 이렇다.

스마트폰은 손안의 PC다. PC는 소프트웨어의 지배를 받는다. 운영체제 업체의 영향력이 커지면 세계 2위와 3위의 휴대폰 제조업체인 삼성과 LG의 영향력은 떨어진다. 하지만 하드웨어 전문회사인 삼성과 LG가 운영체제로 구글과 MS와 경쟁하기는 힘들어 보인다.결국 뒤떨어지는 영향력을 보충하는 방법은 인터넷 서비스 환경이다. 그리고 필자는 어도비의 플래시야 말로 삼성과 LG에게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인수합병은 쉬운가요? ^^;;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기업이 필요하다는 저의 바램이 많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
 
다만 하드웨어로 인식되어온 삼성과 LG는 인터넷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개발력에 힘을 쌓아야 할것입니다. 그래서 MS와 구글에 의해서 운영체제의 지배를 받더라도 응용소프트웨어라던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계속 유지시켜야 할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PC 시장에서 활약하는 대만 업체들에게 일격을 당할 수가 있습니다. HTC의 성장과 활약을 보면 그런 전조들로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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