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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 패키지에 적힌 회사나 게임제목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영화를 선택할 때 아놀드 슈활츠 제네거가 출연한 영화나 스티븐 스필버그가 연출한 영화를 본다. 책을 선택할 때는 누가 작가인지를 보는 것과 같다. 해리포터의 J.K 롤링처럼 말이다. 이렇듯 게임은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게임을 선택할 때는 누가 만들었는지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이 책은 아시다시피 미국 인터랙티브 아츠 앤 사이언스 학회(Academy of interactive Arts & Science) 에서 주관하는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게임 크리에이터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페셜 게스트라는 기이한 항목을 만들어서 빌 로퍼를 소개하는 것은 그가 한국 게임계에 끼친 영향이 너무나 커서 도저히 무시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가 해외에서도 유명한 게임 크리에이터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 다른 게임 크리에이터에 비해서 중량감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게임 스파이라는 세계적인 게임 온라인 웹진에서 선정한 게임계에 영향력 있는 인물 30인에도 끼지도 못 할 정도였다.


 스타 크래프트의 판매량은 600만장 정도로 엄청난 히트를 기록한다. 문제는 그 정도로만 보면 정말 대단한데 한국에서만 375만장이 팔렸고 정작 다른 해외에서는 일반 명작 수준의 판매량인 230여 만장을 파는데 그친다. 스타 크래프트가 기존의 게임과는 획기적인 시스템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업적인 성공이 뒷받침 되어야 그의 명성도 함께 올라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해외에서 230여 만장을 판매한 것은 좋은 게임 기획자의 성적표로는 훌륭하지만 위대한 게임 기획자로 불리기에는 조금은 부족한 수치다. 


그렇다고 해서 필자가 그를 무시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그가 처음 블리자드 노스의 부사장을 그만 둔다고 했을 때 CNN은 속보로 그 소식을 전했다. 그리고 블리자드가 보석을 잃어버렸다면서 그의 가치가 1억 달러가 넘을 것이라고 보도 하였다. 그가 아직은 명예의 전당에 오를 정도의 최고는 아니지만 그도 언젠가는 명예의 전당에 오를 것이 확실하다. 


디아블로가 출시 되었을 때 그 해의 최고게임에 뽑혔고 스타 크래프트는 그 해의 최고 전략게임에 뽑혔다.또한 게임잡지에서 역대 최고의 게임 순위 100위권을 뽑으면 항상 빌로퍼의 게임들인 워 크래프트 ,디아블로, 스타 크래프트 모두가 존재한다. 명작 게임들을 위한 명예의 전당에도 빌로퍼의 게임들은 다 올라가 있다. 그가 앞으로 지금과 같은 업적을 계속 쌓아가면 결국 명예의 전당 회원이 되어서 이 책에서도 정식으로 소개하는 날이 올 것이다. 그리고 그는 사실 그 이름만으로도 다음 게임이 기대되는 최고의 게임 크리에이터중의 하나이다.


특히 그가 한국 게임계에 끼친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오늘날 한국 게임계가 이만큼 성장하는데 있어서 그는 일등 공신이다. 한국에서 게임에 대한 나쁜 선입관을 없애주고 게임이 훌륭한 미래산업의 하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그는 한국 게임계의 산타클로스 같은 존재라고 말하고 싶다. 필자가 처음 게임계에 입문할 때만해도 월급이 30~50만원에 불과했고 그나마 그 돈도 제대로 안 나왔다. 내가 과연 게임회사를 다녀야 하는가에 대해서 심각한 고민을 했을 때 그의 스타 크래프트가 등장했다. 

스타 크래프트의 등장은 한국 게임계의 큰 축복이다. 필자는 스타 크래프트 열풍이 불기 직전인 98년도 여름에 제이씨 엔터테인먼트에서 워 바이블이라는 MMORPG 게임을 개발하고 있었다. 부끄럽지만 그때만해도 게임에 접속한 사람들은 최고 피크 시간에 18명이었고 평균 10명이었다. 게임에 한 명도 접속하지 않으면 게임에 치명타를 입을 것이라는 사장님의 입김에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게임에 접속할 정도였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워 바이블 게임에 접속하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더니 한달 정액제 회원이 여덟 명에서 백 명이 훌쩍 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게 불과 한 달도 안 되는 시점에서 갑작스럽게 일어난 현상이었다. 사실 회사가 언제 망할지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갑작스럽게 유저가 증가하면서 회사의 재정 상태가 갑자기 좋아졌던 것이다. 

1998년 그 때의 여름은 정말 놀라운 일의 연속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것은 정말 기적 같은 일이었다. 필자의 개인적 체험뿐만 아니라 스타 크래프트는 한국 경제 전체적으로 큰 영향을 끼쳤다. 스타 크래프트가 한국 경제에 미친 영향력은 스타크 노믹스(공동저자: 김태홍, 라도삼, 장후석)라는 책에 아주 자세하게 언급되어 있다. 스타크 노믹스는 스타 크래프트가 한국 경제에 끼친 영향을 경제적으로 분석하였는데 게임 개발업체와 방송 그리고 PC방 등의 연관산업에 끼친 영향을 따지면 1,1400억원의 경제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참으로 놀랍고 대단하다고 말 할 밖에 없을 것 같다. 

게임의 힘이 얼마나 대단할 수가 있는지의 최대치를 스타 크래프트라는 게임 하나가 한국사회에 몸소 제대로 가르쳐 준 것이었다. 스타 크래프트의 성공 덕분에 한국에서는 게임 산업에 대한 가치를 재평가 하였고 국가에서도 게임을 지원해주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결국 한국 게임 산업이 지금처럼 세계 3대 게임 강국을 목표로 할 수 있을 정도로 이렇게 단기간에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스타 크래프트를 통해서 기존의 게임에 안 좋은 선입관이 일소에 해소되고 새로운 자극을 주었기 때문이다. 스타 크래프트는 한국에서도 게임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첫 번째 모델이 되었다. 그리고 스타 크래프트의 성공 덕분에 많은 벤처 업체들이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한국의 게임 개발자들에게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좋은 자극제가 되어서 게임개발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도록 했다. 정말이지 앞으로도 스타 크래프트와 같은 신드롬은 일어나기 힘들 것이다.

그가 한국 게임계에 준 또 다른 선물은 바로 디아블로이다. 물론 스타 크래프트 보다 디아블로1이 먼저 발매됐다. 하지만 디아블로가 한국 게임계에 영향을 끼친 것은 스타 크래프트 성공 이후이다. 한국 게임계에서는 스타 크래프트의 열기로 생겨난 PC방에 새로운 게임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서 많은 게임들을 개발했다. 


이때 한국 게임 개발자들에게 영감을 주었던 게임이 바로 디아블로이다. 디아블로는 마우스의 클릭 하나로 게임을 진행하는 획기적인 게임 시스템을 채용한 롤플레잉 게임이었다. 마우스의 포인트로 적을 선택하고 전투를 치르는 포인트 앤 클릭방식의 전투는 대규모 다중 롤플레잉 게임에 적용할 수 있는 최적화된 게임 시스템이었다. 그리고 한국의 온라인 게임 업체는 그가 창조해낸 전투 시스템을 MMORPG 게임에 그대로 차용했던 것이다.


 이 때문에 일찍이 그는 한국 MMORPG게임은 디아블로의 클론(복제)이라면서 비난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함부로 그의 말에 반박할 수 없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하지만 게임이라는 것은 완전히 새로운 게임이 아니라 개량하는 것이라 했다. 게다가 현재 완전 3D로 변모한 리니지2는 디아블로와 많은 차별화를 이루어냈다. 지금의 발전된 한국의 온라인 게임들을 생각하면 너무 억울해 할 것은 없다. 그리고 우리는 빌 로퍼가 한국 게임계에 끼친 공로를 인정해 주는 것이 도리가 아닐까 싶다. 


<다음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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