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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을 보면서 정말 예능에서 거의 처음으로 전율을 느꼈습니다. 제가 느끼는 이 전율은 제가 응원하는 프로야구팀이 역전승을 거둘때 느끼는 감정으로 일년에 대략 3~4번 있을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영화로 치면 본 얼티메이텀의 마지막 장면에 버금갈정도로 짜릿하고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 그런 감정을 저는 지니어스4의 충신과 역적편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죽하면 방송이 하루지난 지금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남기겠습니까? 제가 티비 보면서 글 남기는 사람도 아니고 제가 기억하에 TV를 보면서 글을 남기는건 선덕여왕, 나인, 황금의 제국 정도입니다.






충신과 역적편의 베스트 플레이어는 장동민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왜 그가 지니어스 3회 우승자인지를 다시한번 증명해보였고 영화 시나리오의 영웅급 플레이를 해내었습니다. 그의 활약은 최정문이 역적이라는 것을 알아내고 스스로 자백하게 만드는 장면에서 절정을 보여주었습니다. 제가 예전에 좋아하는 미국드라마중에 뉴욕 경찰 24시가 있습니다. 미국 원제로는 NYPD BLUE라고 하는데요. 이 드라마는 범죄드라마로써 일정한 패턴이 있습니다.   CSI처럼 어떤 증거를 찾아서 수사를 해결하는게 아니라 직관력으로 승부합니다.  범인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을 심문하면서 헛점을 파고들면서 상대의 심리를 압박하고 결국 자백하는 과정으로까지 이르는데요. 장동민이 바로 그런 형사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더군요.  시나리오나 각본에 의해서 정해진것이 아니라 게임의 틀 안에서 이루어진 것이기에 더 대단해 보였던것 같습니다. 


정말이지 장동민의 활약은 정말 어마어마 했습니다. 김경란을 역적으로 확신하였고 다른 사람들이 역적이 확실한 최정문을 감옥에 보내자고 했을때 자백전 최정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김경란을 감옥을 보내는 모습도 대단했죠. 어떤 사람은 리더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무시하고 자기마음데로 선택했다고 비난을 하지만 리더는 끌려다니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을 이끄는 사람입니다. 다수 의견대로 따를 것이라고 하면 애초에 리더를 뽑을 필요조차 없었습니다. 리더는 민주적으로 뽑히지만 리더는 팀이 올바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야지 학급회의에서 안건해결하듯이 다수결에 따라서 움직이는게 리더는 아니죠.  만약에 장동민이 최정문을 감옥으로 보냈다면 장동민보다도 김경란에 편에 서서 그녀를 변호했던 홍진호와 오현민은 엄청난 비난에 시달렸을 겁니다.  수많은 안티를 양산할수 있었던 것을 장동민이 막은 것이죠.  그리고 장동민은 왕으로 오현민에게 투표함으로써 둘의 관계를 공고하게 만들었고 김경란이 데쓰매치에 승리하는데 일조함으로써 명분과 실리 모든것을 챙겼습니다. 


지니어스4 충신과 역적편에서 장동민의 활약에 대한 칭송이야 지금 끝도없이 퍼지고 있는데 또 그만큼 비난 받는 사람이 최정문입니다.


그런데 과연 충신과 역적편에서 최정문의 활약이 비난받을 만한 것인가에 대해서 의구심이 듭니다.  최정문이 비난 받는 것은 결국 원주율 때문입니다. 원주율을 알고 있는 최정문이 게임을 지배할수 있었는데 실수를 했다는 거죠.  그런데 애초에 최정문이 원주율을 알고 있다고 한들 애초에 역적팀이 승리를 거두기에는 그렇게 절대적인 카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원주율이 일종의 맥거핀이라고 생각합니다. 맥거핀은 속임수 혹은 미끼라는 뜻인데 영화를 보면 엄청 중요하고 암시의 장치로 보이지만 알고보면 별것도 아니라는거죠.


애초에 이 게임은 절대적으로 충신팀이 유리합니다.


게임이 시작할때 가장 중요한게 선수들의 전력 아닙니까? 그런데 충신팀은 6명이고 역적팀은 3명이에요. 다수는 소수를 컨트롤 할 수 있습니다. 다수의 충신팀이 아무도 방에서 나가지 말고 정해진 전략대로 움직이라고 강권할 수 있는 힘을 장악하는 순간 애초부터 게임은 끝난겁니다.  그 장면을 보고서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신분을 숨기고 서로 전략을 공유해야 하는 사람은 이미 손발이 묶인겁니다.





그런데 게임의 승리 조건이라도 유리하면 좋은데 다수파인 충신파가 게임을 이길 수 있는 경우의 수도 두가지입니다. 충신팀은 한가지만 잘하면 되고 역적팀은 두자기를 잘해야만 한다는 겁니다. 


즉 역적들은 게임을 이겨야할 뿐만 아니라 세명모두가 아니라 단 두명만 걸려도 패배를 한다는 거죠. 그래서 충신들은 애초에 본게임을 승리할 필요조차 없었습니다


원주율 까기전부터 장동민은 작당모의하는 사람은 무조건 역적이라면서 감시만 잘하면 된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X줄 을 태워서 역적중에 한명이 자백을 하도록 만들자고 합니다. 장동민은 이게임의 본질을 가장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는겁니다. 


원주율 그거는 애초부터 맥거핀입니다. 이 게임은 역적이라는 카드를 받는 순간 죄수의 딜레마를 겪을 수 밖에 없어요.  죄수의 딜레마는 공범인여러  죄수가 수사관에게 아무런 자백도 하지 않으면 무죄를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죄수들을 갈라놓고서 자백을 먼저 하는 죄수에게 감형등의 특헤를 주겠다고 하면 서로 먼저 상대의 죄를 밀고함으로써 더 큰 형벌을 받게 된다는 그런 이론인데요.  충신과 역적편은 처음부터 역적은 죄수가 되어서 딜레마를 겪을 수 밖에 없도록 만들어 놓았습니다.


다만 다른 것은 원주율을 알고 있는 최정문이 어떤 기가막힌 전술을 만들어 내고 이를 실행함으로써 어떤 반전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은 존재했죠. 하지만 그 실현 가능성이 과연 몇퍼센트이냐이게 문제입니다.


원주율을 알고 있는 최정문이 이를 비밀로 해서 전략을 세우고 이를 실행하려면 역적팀간의 조율이 있어야 하는데 충신팀은 그것을 알고 다수의 힘으로 한방에 가두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김경훈이 이상하게 행동하는 김유현을 포착할 때 모습을 보십시요. 저 셋이 저렇게 모여있지 않습니까?  저는 이것이 의도한것이 아니라 무의적인 행동의 발로라고 봅니다. 그리고 그것이 카메라에 그대로 포착이 된거죠.






역적팀들은 결국 어떤식으로든 의견교환을 위해 뭉쳐있는 모습이 노출될 수 밖에 없어요. 그리고 여기에다가 자신이 역적팀이 아니라는 것을 끊임없이 어필하면서 연기를 해야 합니다. 우리야 본게 임을 한시간으로 압축된것을 보지만 녹화시간은 5^6시간 걸릴텐데 그걸 안들킬수 있을까요? 그것도 지니어스중의 지니어스만 모인 지니어스 시즌 4에서 말입니다. 

 

최정문이 처음에 자신이 원주율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자랑하듯이 알린 것이 실수라면 실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인간이기 때문에 저지르는 실수 입니다. 그리고 저는 단순히 이것이 자신의 지식을 뿜내려는 생각만으로 이야기하는 것으 아니라고 봅니다. 이것 역시 죄수의 딜레마입니다. 


왜냐하면 역적들이 해야할 가장 첫번째 일이 뭡니까? 자신이 역적이 아니라 충신임을 확신시켜줘야 합니다.  충신팀에게 신뢰를 얻어야 하죠.  특히 다수파인 충신팀의 전력이 월등해서 게임의 승리자체가 충신들에게 훨씬 유리한 상황에서 초반의 최정문은 충신팀이 원하는 것을 제공함으로써 충신팀의 주류세력안으로 들어가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었겠죠.


최정문이 원주율을 알고 있음을 그렇게 쉽게 실토한것은 지식자랑도 있지만 충신팀의 신뢰를 얻어야 겠다는 압박감이 그 바탕에 작용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원주율을 알려줘도 역적팀이 이길 수 있는 시나리오가 존재합니다. 사실 게임자체만 보면 역적팀이 유리합니다. 본 게임에서 역적팀이 이길수 있는 여러가지의 확률을 만들어 낼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세명이 자신의 신분을 들키지 않아야 하고 세명이서 전략을 공유하고 이를 실행하면서 철저하게 연기를 해야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1라운드가 끝날즈음에 벌써 김유현과 김경란이 들켜버립니다.  


최정문이 원주율을 밝혀서 맨붕을 했다고 하지만 사실 역적팀의 맨붕은 카드에서 역적 카드 나올때부터 그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고 원주율 밝혔다고 그렇게 당황하고 우왕좌하면서 도대체 무슨 수로 남은 라운드에서 어떤 활약을 기대할 수 있습니까? 최정문이 팀원들의 신뢰를 얻은후에 원주율의 숫자를 조작함으로써 충신인 사람을 역적으로 만드는 시나리오를 짜면 된다고 하는 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멀쩡한 충신을 역적으로 몰고 가려면 최정문의 뛰어난 연기력이 있어야 하고 김유현과 김경란은 자신의 신분을 들키지 않은 상태로 드리블과 어시스트를 해줘야합니다. 하지만 이미 1라운드 끝날때 김유현과 김경란이 자신의 신분을 들켰습니다. 



글이 너무나 길어졌습니다만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충신과 역적팀은 애초에 충신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게임입니다. 왜냐하면 게임의 룰 자체가 충신파는 한가지만 잘하면 되지만 숫적열세인 역적파는 두가지를 잘해야 하는 불리한 게임 규칙이었습니다. 그리고 팀원의 구성자체가 일방적으로 충신팀이 유리합니다. 원주율이 공개될때 멘탈붕괴가 되는게 아니라 역적카드를 뽑을때 이미 역적팀은 오늘 망했다는 생각으로 멘붕을 겪을 수 밖에 없는거죠. 한마디로 역적팀 되는 순간 재수가 없던거죠.


다만 원주율을 아는 최정문이 어떤 반전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약간의 기대가 있었겠죠. 하지만 원주율을 아는 최정문이 승리로 이끄는 것은 너무나 험난합니다. 만약 최정문이 역적팀을 승리로 이끈다면 그것은 그녀가 일반인의 능력을 뛰어넘는 초인적인 초 슈퍼 울트라 영웅일때가 가능한 이야기라는 겁니다. 최정문을 비난하는건 초 슈퍼 히어로가 되지 못했다는 이유로 그녀를 비난하는것과 같습니다. 최정문은 아직 신계가 아니라 인간계에 있는 지식이 매우 뛰어난 여자라는것을 확인했다는 것으로 그녀를 비난할 수 는 없죠. 더군다나 역적팀 세명이 한몸처럼 움직여야 하는데 처음부터 손발이 묶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역적팀이 승리할수 있는 가능성은 더더욱 작아집니다.(한마디로 장동민, 오현민, 이준석이라면 그나마 해볼만한 게임이라는겁나다.)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말하지만 원주율은 맥거핀이고 중요한게 아닙니다. 핵심은 죄수의 딜레마입니다. 죄수의 딜레마를 지니어스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지켜보는 저의 입장에서 결국 이것은 명분싸움이라고 봅니다. 


원주율을 전혀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저의 견해에서 가장 주목하는 것은 어떤 역적이 다른 역적을 "왜" 밀고하느냐입니다. 


다른 역적을 밀고하고 나서의 죄책감과 안절부절하는 그 모습이 결국 운명처럼 정해진 시나리오라는겁니다. 





제가 이글을 쓰는것도 사실은 최정문이 역적이 누구인지를 밝힌다음에 보여주는 그 어떤 비참함고 비굴함이었습니다. 


영웅이 될 수 있는 자질을 갖추었으나 결국 당장의 생존을 위해서 배신을 해야만 하는 최정문의 그 모습이 그 어떤 영화보다도 현실감있게 보여지더군요.


사실 시청자들은 결국 에능으로 보지만 인간이 어떤 폐쇄된 상황에서 어떤 역할을 맡기면 그 역할에 완전히 빠져서 현실을 잊고 완전히 연기에 몰입한다는 그런 연구결과가 있지 않습니까? 


충신과 역적의 핵심은 영웅이 되지 못한 인간의 딜레마를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면 최정문의 배신이 정당한가? 여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데요.


어차피 더 지니어스는 그냥 생존 게임입니다. 생존을 위해 온갖 간교와 배신이 판치는 곳이 바로 지니어스 아닙니까? 룰을 지키는 선에서 생존을 하기 위한 몸부림은 오히려 미덕으로 까지 칭송받는게 더 지니어스의 세계였잖습니까?


김경란이 자기는 도둑이 아니라고 외치는 거나 최정문이 김경란이 도둑이라고 하는것은 본질적으로 똑같습니다.


김경란이 도둑이 아니라고 하는것은 자신은 살고 최정문을 감옥으로 보내야한다는것으로 최정문의 행동과 본질적으로 다를게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김경란이 자신은 도둑이 아니라면서 화를 내고 정색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녀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홍진호와 오현민을 설득해서 자신을 충신으로 생각하게 하고 충신팀이 최정문을 감옥으로 가도록 몰고가는 모습에서 MVP급활약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장동민의 활약때문에 묻히는감이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애초부터 김유현과 김경란은 최정문이 배신할것이라는 걱정을 하면서 신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잖아요? 역적팀은 불리한 상황에서 일발장전의 역전타를날려야 하는데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은 역적팀이 승리할 기회는 애초부터 없었고 이 팀은 시작부터 와해될수 밖에 없었다고 봅니다. 


역적팀은 시작부터 무너지는 집이었습니다. 그리고 최정문은 살기 위해서 그집을 가장 빨리 나온것일 뿐입니다.  최정문이 생존을 선택하고 그 생존을 위해서 노력하는 것은 결코 비난받을 일이 아니라 그것은 플레이어라면 당연히 걸어가야할 길이라고 생각되네요. 역적팀끼리 어떤 신뢰가 쌓이고 서로를 믿는 다면 역적팀과 함께 장렬히 산화할수있지만 애초에 그런게 애초에 존재하지가 않았지요. 물론 팀원들을 뒤에 두고 감옥을 빠져나오는 마음이 편치않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갈등이 느껴지곘죠. 그리고 최정문은 충분히 그런 모습을 보여주었고 저는 안쓰럽기 까지 하더군요. 오죽하면 그 애처로움을 보고서 이런 장문의 글을 쓰겠습니까? 뭐 제생각은 그렇습니다. 


만루홈런 쳐서 영웅이 될수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홈런 못쳤다고 타자를 무작정 비난할수는 없잖아요? 다음경기에 더 잘하기를 바래야죠. 그리고 따지고보면 원주율 덕분에 최정문은 살게 된겁니다. 애초에 최정문이 원주율가지고 신뢰를 얻지 못하고 딜을 시도했다면 애초에 충신팀은 김경란을 감옥에서 빼내주었을 겁니다. 충신팀은 마지막까지 김경란을 살려줄려고 했었습니다. 애초에 최정문이 딜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었다는 거죠. 


그러고 보니 이 게임은 애초부터 역적팀이 충신팀을 이기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역적중 누구가 충신팀의 마음에 드느냐에 달린거였네요.  충신팀은 마지막까지 김경란과 최정문사이에서 고민을 했습니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 누가 누구를 비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거죠. 결국 지니어스는 결국 각자의 방식으로 생존하는 게임이라는 사실에 포인트를 두어야 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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