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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세개 달린 괴물 인텔의 저력!

멀티라이터 2009. 1. 25. 15:24


1968년 앤디 그로브의 직장 상사였던 로버트 노이스와 고든 무어가 회사에 불만을 품고  그만두게 된다. 그들은 인텔을 정식으로 창업한 후 앤디 그로브에게 회사에 합류하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그 둘에 대한 신임이 워낙 두터웠던 그는 안락한 페어차일드의 생활을 던지고 또다시 모험을 선택한다.  그는 세번째로 회사에 합류한 인텔의 창업공신이지만 사실 그 보다 먼저 고용된 사람이 있었다. 페어차일드 반도체에서 마케팅을 담당했던 밥그레이엄이다. 하지만 인텔에 들어오기전에 다녔던 회사로부터 동일업종에서 일정기간 근무하지 않는다는 조건 때문에 인텔에 늦게 합류하게 된다. 원래 서열상으로는 밥 그레이엄이 높았지만 그가 회사에 입사했을때는 이미 앤디 그로브가 벌써 조직을 장악한 후였다

 둘은 앙숙처럼 자주 싸웠는데 회사에서의 앤디 그로브의 위치는 절대적이었다. 이둘이 결정적으로 틀어진 것은 세계 최초의 DRAM 메모리인 1103 DRAM을 개발한 후 이를 상용화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던 중에 발생했다. 평소부터 밥 그레이엄은 메모리의 수요에 부정적이었고 앤디 그로브는 이를 못마땅하게 봤다. 그러던 중에 메모리 설명서에 적혀있는 작동가능한 온도와 실제 한계온도사이가 틀리다는 것을 알게된 밥그레이엄이 앤디 그로브에게 따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앤디 그로브는 물이 끓는 온도에서 메모리를 사용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설명서에 적힌 온도가 상관없다고 말 하지만 밥 그레이엄은 고객에게 좀더 정확하게 알려야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급기야 이들의 대립은 그들의 상사인 로버트 노이스와 고든 무어의 귀에까지 들리게 된다. 자기편을 들어주리라고 생각했던 밥 그레이엄의 생각과는 다르게 두명의 상사들은 앤디 그로브의 손을 들어준다. 이 사건의 충격으로 밥그레이엄은 회사를 바로 그만 두고 떠나버린다.

앤디 그로브는 이미 회사에 없으면 안되는 사람이었다. 제조 연구분야에 능력자체가 출중해서 회사의 개발부분에 절대적인 공헌을 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아니라 조직 관리에서부터 예산과 회계까지 앤디그로브가 모두 담당하고 있었다. 이미  인텔의 관리와 경영은 그의 손을 거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할수 없는 지경이었는데 밥 그레이엄이 회사를 나간 이후에는 홍보와 마케팅까지 맡게 되었다.

당시 회사의 대표인 로버트 노이스는 회사의 미래 비전과 전략을 세우고  고든 무어는 회사의 연구 개발을 책임졌다. 앤디 그로브는 제조부분을 책임지고 내부 규율반장으로 직원과 작업을 관리하였다. 로버트 노이스는 이때 당시 회사의 경영체제가 마음에 들었던지 인텔은 머리가 세개 달린 괴물이라면서 자랑할 정도였다. 이러한 인텔의 삼두체제는 실리콘 밸리의 관리문화에 역시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경우 빌게이츠가 로버트 노이스 처럼 전체적인 비전을 세우고 폴알렌이 실제 제품을 연구 개발하고 스티브 발머는 앤디 그로브 처럼 저승사자라는 별명으로 직원들을 엄격하게 관리감독했다. 애플도 역시 장기적인 측면에서 회사운영을 책임진 마큘라와 개발에 몰두했던 스티브 워즈니악 그리고 역시 직원들에게 직접 일을 지시했던 스티브 잡스가 있다.

구글역시  래리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3명이 회사를 운영하는데  인텔의 삼두체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사실 미국에서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인텔의 로버트 노이스와 고든 무어처럼 두명의 공동창업자가 있어야 한다는 관례 같은 것이 있다. 그리고 벤처캐피털 측에서 투자를 한 이후에는 앤디 그로브 처럼 직원들을 엄격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책임자를 뽑도록 종용한다. 회사가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권력분할이 잘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런 황금분할이 인텔에서 증명해준 삼두경영 체제인것이다.


인텔에서 보여준 삼두 체제는 후계 구도에서도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비록 다른 회사에서는 한때 최고의 조합이라며 극찬을 들었던 삼두체제지만 내부의 권력다툼으로 곧 황금분할이 무너지기가 일수였다. 하지만 인텔은 서열에 따른 역할과 권력관계를 분명히 함으로써 이런 문제를 사전에 막았다. 또한 인텔은 후계자를 미리 결정하기 때문에 사전에 권력분쟁을 막고 안전적으로 후계자 수업을 받도록 한다.  로버트 노이스가 회장으로있고 고든무어가 CEO 로 있을 때 이미 앤디 그로브가 나중에 CEO와 회장이 될것임은 정해진 수순이었다. 로버트 노이스가 회장을 그만두더라도 이사회에 남아서 조언을 했듯이 고든무어도 앤디 그로브에게 회장직을 물려주고는 이사회의 감사일을 하였다. 현재 인텔의 회장인 크레이그 배럿과 CEO인 폴오텔리니는 앤디 그로브가 걸었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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