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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영연구원 6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현재 휴대폰 시장은 스마트폰과 일반폰 시장 두 개로 분류되어 있다. 시장 조사 역시 두 개로 나뉘어서 시장 점유율을 계산한다. 하지만 곧 이런 구분은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왜냐하면 스마트폰이 이른바 공짜폰으로 풀리게 되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을 선택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일반폰보다 더 많이 팔리면 굳이 둘을 따로 구분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면 현재 고가폰의 대명사인 스마트폰이 무료폰으로 팔리는 날이 올까? 얼마전까지만 해도 터치폰이 고가폰의 대표격이었지만 많은 모델들이 현재 공짜로 팔리고 있다. IT에서 기술의 진보는 곧 가격 하락과 동일한 의미를 담고 있다. 1980년대에는 8비트 컴퓨터가 3000달러가 넘었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수백 배 빨라진 컴퓨터를 500달러면 구입할 수 있다. 어차피 IT 부품에 들어가는 재료 값에는 차이가 없다. IT의 생산비는 초기의 연구와 설비투자 비용이기 때문에 대량생산이 이뤄지면 부품가격은 급격하게 하락한다. 이미 스마트폰의 가격도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스마트폰 하나를 팔면 두 개를 주는 행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스마트폰의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가 무료로 배포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일반폰을 만드는 것보다 스마트폰을 만드는게 더 싸지는 날이 곧 도래할 것이다.

특히 요즘 일반폰에서도 인터넷 기능은 필수인데 이를 일반폰에서 구현하면 소프트웨어 개발비용이 들어가지만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공짜로 사용하기 때문에 비용 절감효과가 크다. 여기에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각종 칩을 만드는 업체끼리의 가격경쟁도 한창 진행 중이기 때문에 늦어도 5년 이내에 현재 일반폰의 자리를 스마트폰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휴대폰의 특성상 보조금제도가 있는데 앞으로 스마트폰은 보조금을 통해서 무료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정도에서 가격 하락이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

스마트폰의 등장은 개인 PC의 등장과 같다
아직까지는 얼리어답터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는 스마트폰. 하지만 이것을 국민 대부분이 사용하게 되는 날이 오면 우리 생활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몇몇 분들은 휴대폰이 통화만 잘되면 되지 스마트폰은 허세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은 개인용 컴퓨터가 처음 등장할 때에도 있었다. IBM 회장은 세상에 컴퓨터는 다섯 대만 필요하다고 했고 미니 컴퓨터의 대명사였던 DEC의 창업자인 켄 올슨은 가정에 컴퓨터가 필요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빌 게이츠는 세상 모든 가정의 책상 위에 컴퓨터가 놓여진다는 믿음으로 마이크로소프트를 시작했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는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된 반면, 찬란한 영광을 누렸던 IBM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적수가 되지 못하고 있다. DEC도 개인용 컴퓨터 제조사인 컴팩에 인수 당하는 치욕을 당한다.

스마트폰은 개인 PC보다 더 큰 파급력을 지닐 것
요즘 스마트폰을 보면서 생각나는 일화가 있다. 1975년 개인용 컴퓨터 시장이 탄생했다는 파퓰러스 일렉트로닉의 잡지 기사를 보고 세상이 변했다는 생각에 흥분을 한 빌 게이츠의 일화다. 그런데 현재 스마트폰 혁명은 1975년 개인용 컴퓨터 시장이 태동했던 시대보다 훨씬 중요한 시기라고 여겨진다. 개인용 컴퓨터 혁명은 컴퓨터라는 단일 기기에서 시작됐지만 스마트폰은 휴대폰과 무선 인터넷이 결합해 더욱 복합적인 흐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대한민국 사람 대부분이 들고 다닌다고 생각해보자. 그 동안 스마트폰과 전혀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을 식당도 준비해야 할 것이 여러 가지다. 우선 식당에서 스마트폰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무선랜 환경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최근 20, 30대가 많이 찾는 레저시설이나 프랜차이즈 업체 주인 등이 ‘스마트폰 족(族)’에 대응하기 위해서 와이파이를 설치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스마트폰 사용자가 일반폰 사용자보다 많아지면 와이파이 설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의 문제다. 스마트폰이 활성화되면 위치기반 서비스 역시 중요해진다. 위치기반 서비스는 스마트폰이 주는 대표적인 혜택 중 하나인 만큼 식당에서는 위치기반 서비스 업체와 협력해서 점포를 홍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스마트폰은 우리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을 것
식당에까지 파급효과를 미치는 스마트폰 광풍은 우리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고 있다. 최근 만난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일과 스마트폰 열풍 사이에서의 관련성을 찾기 위해서 노력 중이었다. 여행사 관계자를 만나면 스마트폰과 여행을 어떻게 접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한다. 위치기반 서비스는 여행사에 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스마트폰이 가이드 역할을 다 해주기 때문이다. 온라인 게임 회사의 경우 기존의 PC게임과 스마트폰을 어떻게 연동할 것인지를 고민 중이고, 마케팅 회사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최적의 홍보 방법을 찾기 위해 연구 중이다. 출판과 언론 업계 사람들을 만나면 아이폰이 만들어준 전자책 시장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고심 중이다. 트위터는 스마트폰족을 잡기 위한 최적의 소셜 서비스로 많은 사람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실제 삼성과 조선일보는 트위터에 직접 계정을 만들어서 사용자들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

모든 사람의 손에 스마트폰이 들린 미래에 대비하라
물른 이런 물결과는 반대로 스마트폰을 일부 매니아들의 시장으로, 찻잔 속의 태풍 정도로 여기거나 자신의 사업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여기는 회의론도 많이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의 배경을 살펴보면 스마트폰을 일부 얼리어답터들의 전유물쯤으로 여기는 데서 오는 오류이다.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가 컴퓨터 사업에 뛰어든 것은 컴퓨터가 일부 애호가들의 전유물이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시작한 것이 아니다. 컴퓨터 가격은 갈수록 싸질 것이고 그래서 누구나 컴퓨터를 사용하게 되는 날이 올 것이라는 확신 아래서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스마트폰 혁명 아래서 승리자가 되려면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처럼 지금 당장의 보급률이 아니라 미래 상황을 보고 준비해야 한다. 모든 사람의 손안에 스마트폰이 있다고 생각해보면 그 안에 참으로 수많은 비즈니스의 기회가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스마트폰 때문에 번성할 사업이 있는 반면, 일부는 사양산업의 길을 걸을 수도 있다. 사실 대한민국 전 국민이 공짜로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 날, 그 어떤 누구도 스마트폰의 영향을 받지 않는 분야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에서의 나비의 날개짓이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만들 수 있는 나비효과를 생각해보자. 기업들은 스마트폰으로 변화될 세상에 대해서 신중하게 고민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세계 경영연구원 6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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