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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삼국지 시대의 도래

멀티라이터 2010. 12. 20. 09:30




패미컴과 슈퍼 패미컴을 통해 비디오 게임의 천하통일을 이루었던 닌텐도는 세 번째로 발매한 가정용 게임기 N64이후 왕좌의 자리를 소니의 플레이 스테이션에게 물려주었다.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에서도 점유율 50%가 넘으며 여전히 비디오 게임계의 절대강자로 남아있다. 2005년 초반만해도 전문가나 일반 사람들은 다음 차세대 게임기 전쟁에서도 소니가 비디오 게임을 독점하리라고 예상했다. 가정용 게임기의 두뇌역할을 하는 CPU를 위해서 소니는 수천억을 들여서 강력한 부동소숫점 연산능력을 자랑하는 CELL을 개발하였다. CELL의 월등한 성능에다가 소니의 브랜드파워가 합쳐지면 소니제국의 영광은 계속될 것이라고 모든 사람들이 장담했다. 하지만 2006년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된 세계적인 컴퓨터 게임 박람회 E3에서 플레이 스테이션3의 가격이 발표됨으로써 앞으로 가정용 게임기 시장의 판도가 안갯속을 걷게 되었다.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3이 단순한 가정용 게임기가 아니라 뛰어난 컴퓨터로 이해해달라면서 가격을 599$로 책정하였다. 한국돈으로는 57만원(1달러당 950원으로 계산시)에 이르는 돈인데 당시 한국에서 발매된 엑스박스 360이 30만원대 초반에 거래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단히 비싼 가격이었다. 닌텐도의 새로운 차세대 게임기 위(Wii) 역시 299달러에 판매가격이 결정되면서 플레이스테이션3의 비싼 가격은 많은 사람들을으 실망시켰다.

 문제는 플레이스테이션3의 성능이 당초 알려졌던 것과 다르게 엑스박스 360과 성능의 차이가 별로 크지 않다는 점이다. 하드디스크가 60기가 바이트로 엑스박스360의 20기가에 비해서 많다는 것과 차세대 미디어중에 하나인 블루레이를 장착했다는 점이다. 블루레이는 소니가 표준을 주도하는 차세대 저장매체이다. 결국 소니가 고가의 블루레이를 무리해서 장착한 이유는 게임시장에서의 지배력을 바탕으로 HD-DVD와의 표준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서였다. 이 때문에 게임유저들은 소니가 끼워팔기를 하고 있다면서 599달러라는 가격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소니의 위기는 곧 다른 가정용 게임기 판매회사들의 기회가 되었다. 특히 닌텐도의 약진은 왕의 귀환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드라마틱하다. 소니와 마소가 화려한 그래픽을 선보이기 위한 기술전쟁을 벌이는 동안 닌텐도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게임기 시장에 접근했다. 닌텐도는 그래픽의 발전이 게임의 재미를 보장하지 않는다면서 그래픽 성능 향상에 의한 차세대 게임기 개발을 포기했다. 이때만해도 각종 언론과 전문가들은 닌텐도가 사실상 차세대 게임기 시장에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졌다고 말하였다. 결국 닌텐도는 마이크로스포트와 소니의 틈새시장을 노리는 정도에 불과하다고 혹평을 하기까지 하였다. 하지만 2006년의 E3에서 닌텐도는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래픽 처리능력은 분명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차세대 게임기은 커녕 전세대 게임기인 XBOX보다도 떨어지지만 게임 컨트롤러에 혁신을 가하였다.

리모컨 모양의 Wii 컨트롤러는 사람의 동작을 센서로 인식하여 새로운 방식의 게임들이 탄생하는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온몸을 사용하는 체감형 게임에 적당한 Wii 컨트롤러는 E3의 방문객들에게 단연 최고의 인기였고 이 덕분에 왕의 귀환이라는 극찬으로 이어졌다. Wii의 개발을  진두 진휘한 비디오 게임 신 미야모토 시게루는 그동안의 게임들이 너무 어려웠다며 텔레비전 리모컨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조작하듯이 Wii의 컨트롤러도 그럴 것 이라고 장담하였다. 이제 게임은 아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며 온 가족이 함께 모여서 게임을 함께 즐기는 그런 날을 만들겠다고 다짐하였다. E3에서의 맹활약 덕분에 일본에서의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Wii가 차세대 게임기 시장에서 1등을 차지 할 것이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그리고 마이크로 소프트는 다른 차세대 게임기보다도 1년 이나 먼저 발매했음에도 불구하고 성능이 다른 게임기보다 떨어지지 않는 기술력을 선보였다. 이 덕분에 마이크로 소프트는 올 11월에 발매될 플레이스테이션3와 Wii의 도전에 대해서 한결 여유를 가지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가정용 게임기는 발매 1년 동안에는 기계의 성능을 제대로 활용한 게임을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동시 발매된 게임의 숫자도 적어서 그야말로 할만한 게임이 없다. XBOX360 역시 그랬다. 하지만 다른 게임기가 발매될 2006년 11월에는 기어 어브 워 처럼 기계의 성능을 제대로 활용한 대작게임들이 연속으로 발매되면서 같은 성능경쟁을 벌이던 플레이스테이션3와의 싸움에서 기선을 제압했다.

소니와 마이크로 소프트 그리고 닌텐도는 각자 장단점이 분명하다.  플레이스테이션3은 뛰어난 그래픽 성능에 비해서 가격이 너무높다. Wii는 컨트롤라가 대단히 혁신적이지만 그래픽 성능이 떨어진다. 마이크로 소프트는 뛰어난 성능으로 선행 발매됐으나 일본취향의 게임이 부족하다. 이렇게 일장 일단이 있기에  회사가 시장의 승자로 군림하고 다른 회사들이 실적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야말로 게임 삼국지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나름대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닌텐도 위는 7590만대가 판매되면서 시장의 승자가 되었지만 XBOX 360은 4400만대를 그리고 플레이스테이션3는 4160만대를 기록하면서 나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리고 닌텐도위의 장점이었던 모션기반의 컨트롤의 장점이 희석되면서 시장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XBOX 360은 인체를 인식하는 모션 컨트롤러인 키넥트를 내놓으면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발매된지 25일만에 250만대를 판매하였고 2010년 11월 XBOX 360 역시 137만대를 판매해서 미국시장 1위를 차지했다. 닌텐도위는 근소한 차이로 2위를 기록했고 3위는 53만대의 소니였다. 비록 미국시장에서 소니가 떨어지지만 유럽과 일본에서 소니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소니역시 모션컨트롤러 무브를 내놓아서 닌텐도의 장점을 공략했고 소니최고의 킬러타이틀인 그란투리스모 5가 발매된지 한달도 안되서 550만장이 출하될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번 세대 게임기에서 비록 소니가 과거의 영광을 잃은 3위에 머물러있기는 하지만 블루레이에 대한 수요가 회복될것이라는 예측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소니의 선전을 기대하는 사람도 많다. 또한 플레이스테이션3의 판매량은 XBOX360과 300만대 차이도 나지 않기 때문에 패배자라고 낙인을 찍기에는 성적자체는 준수하다.

가정용 게임기장은 그동안 양강구도를 이루었던데 비해서 이번세대는 게임삼국지가 제대로 펼쳐졌다. 그리고 게임삼국지가 펼치는 경쟁이 게임 시장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되었다. 과거 세가와 닌텐도가 라이벌 관계를 유지했을 때 시장은 크게 성장했다. 역시 세가와 소니가 32비트 게임기로 경쟁했을 때는 새로운 장르의 게임들이 쏟아졌고 이 덕분에 새로운 게임회사들이 등장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하지만 플레이스테이션2의 시대는 별다른 경쟁이 없는 일방적인 독주였다. 이 때문에 많은 게임 개발사들이 새로운 도전보다는 현실에 안주하는 경향이 있었다.  신선하고 독창적인 게임을 개발하기 보다는 기존에 인기 있는 게임의 후속시리즈를 발매하면서 보장된 성공에만 만족하였다. 이로 인해서 새로운 게임유저들이 생기지 않고 오히려 기존에 게임을 했던 사람들 마저 게임을 떠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일본에서는 게임을 졸업했다는 말이 생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멀리하였다. 하지만 이번 세대에서는 닌텐도의 활약으로 게임과 멀어졌던 사람들이 돌아왔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역시 이에 자극을 받은 덕분에 다른 어떤 시대보다도 창조성이 돋보였던 시대로 기록될 것이다.

이글은 연재물입니다.  게임역사에 흥미로운 분들은 아래링크된 글들을 클릭해주세요.

 

재미있는 게임 역사 (1) 비디오 게임기의 창세기 
재미있는 게임 역사 (2) 아타리의 시대  
재미있는 게임 역사 (3) 닌텐도의 시대 
재미있는 게임 역사 (4) 소니의 시대   
재미있는 게임 역사 (5) 게임 삼국지 시대의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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