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스퀘어를 그만 두게 된 사카구치는 일본에서 다시 하와이로 돌아가서 두문불출하며 종적을 감춘다.  스퀘어와의 결별은 그에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그는 모든 것을 그냥 잊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일부러 게임과 관련된 일은 조금도 하지 않았다. 인생을 즐기면서 그는 최대한의 휴식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그래도 세상은 살만한 곳이고 멋진 곳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여유로운 삶을 살아볼 생각이었다.


그렇게 아무것도 안하고 1년 6개월의 세월이 흐르던 어느 날 하와의 바다를 산책하던 그는 자신도 모르게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나이 40이 넘어서 어린 아이처럼 우는 것이 부끄럽기도 하였지만 그 순간만큼은 맘껏 눈물을 흘렸다. 그 동안 꾹꾹 참고 참았던 괴롭고 힘들었던 감정의 소용돌이가 일시에 폭발한 것이었다. 그냥 안 좋은 일은 잊으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이렇게 자기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그를 억누르고 있었던 것이다.


 한참 눈물을 흘리고 난 다음의 허무함과 상실감이 다시 그의 마음속으로 썰물처럼 밀려왔다. 이렇게 그냥 쓰러지기에는 그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졌다. 모든 열정을 쏟아 부어서 게임을 만들었던 젊은 시절의 자신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20년의 경험과 지식을 총동원해서 자신의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그는 다시 일본으로 돌아와 미스트 워커를 사명으로 결정해서 회사를 창업한다.
미스터 워커는 안개속을 걷는 사람처럼 한치 앞을 볼 수 없지만 뚜벅뚜벅 자신의 걸음을 앞으로 향하는 그의 의지를 표현한 말이었다. 또한 안개 속에서도 그 자체를 즐길 줄 아는 사카구치의 낙천적인 성격이 엿보이는 사명이기도 하다. 하지만 초심으로 돌아가서 아무것도 없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그의 생각은 조금의 차질을 빚는다. 그가 게임을 개발한다고 하자 천하의 마이크로 소프트가 그를 가만히 놔둘 리가 없었다. 이미 그의 파이널 환타지 7이 게임 역사를 새로 쓰는 광경을 목격했기 때문에 마이크로 소프트는 그에게 천문학적인 금액을 제공 하면서 XBOX360용의 게임을 개발해달라고 간곡히 요청한다.
구체적인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미 게임 규모만으로도 파이널 환타지나 드래곤퀘스

트급의 게임이 공개된 것으로 보아 엄청난 금액이라는 것 정도는 충분히 미루어 짐작 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게임 인생은 결코 헛된 게 아니었다. 파이널 환타지를 같이 개발 했던 스탭들도 그의 회사에 속속 합류했을 뿐만 아니라 일본의 유명소설가 시게마츠 키요시 드래곤 볼의 만화가 도리야마 아끼라와 슬램덩크의 작가 이노우에등도 그를 돕겠다고 나섰다.


소설가 시게마츠 키요시에게는 한번의 미팅으로 같이 일하기로 했으며 도리야마 아끼라는 전화 한 통으로 설득하고 이노우에는 술 한잔으로 섭외했다고 한다. 이렇게 그의 말 한마디에 바로 도와주겠다고 하니 그가 쌓아놓은 인덕도 보통은 아닌 것 같다. 그가 게임을 개발하면서 개인생활도 버리고 가정에도 충실하지 못해서 얻은 것은 오직 동료들뿐이라고 하더니 실제로 그의 게임을 위해서 몰려드는 사람들을 보면 그의 인덕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것 같다.


미스트워커는 현재 두 개의 롤플레잉 게임을 개발 중이다. 도리야마 아키라가 캐릭터를 맡은 블루 드래곤은 2006년말을 목표로 개발중인 게임이다. 블루 드래곤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 소년의 모험을 그린 게임으로 만화풍의 그림에 턴방식의 롤플레잉 게임이다. 도리야마 아키라가 참가한 덕분에 캐릭터들은 드래곤 퀘스트와 흡사한 면이 있다. 이노우에가 캐릭터 디자인을 맡은 로스트 오딧세이는 실사 풍의 그림으로 플레이어가 눈물이 날 수 있는 정도의 감동을 전해주는 롤플레잉 게임을 목표로 제작 중이다. 이 역시 파이널 환타지와 유사한 면이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드래곤 퀘스트에 대항해서 블루드래곤을 파이널 환타지에 대항해서 로스트 오딧세이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동시에 일본 최고의 롤플레잉 게임을 상대로 자신의 작품을 개발하는 사람이 과연 누가 있을까? 역시 사카구치가 아니면 불가능한 프로젝트일 것이다. 지금 사카구치는 자신이 오랜 실패 끝에 파이널 환타지를 처음 만들었을 때의 기분이 그대로 느껴진다고 한다. 실패를 통해서 무엇인가를 깨닫는 사람이야 말로 진정 무서운 사람이다. 그가 지난 날의 처절한 실패를 발판 삼아서 파이널 환타지로 전세계를 놀라게 했듯이 그가 새로운 게임으로 전세계에 신선한 충격파를 선사하기를 기원한다.

 

<아하!> 사카구치는 게임계를 은퇴하려 했다.

 

스퀘어에서 사임을 한 후 사카구치는 게임계를 영영 떠나려 했다. 그리고 자신의 오랜 꿈인 스설가가 되려고 했다. 실제 몇 작품을 써보기도 했지만 결국 게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돌아왔다고 한다.

 

<다음회에 계속>



댓글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