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창작의 세계

실망감 커지는 미국드라마들!

멀티라이터 2008. 11. 23. 13:30


사실 어렸을때 보면 맥가이버나 에어울프, 베버리힐스 아이들, 에이특공대, 블루문 특급등 참 많은 미국드라마를 보고 자랐습니다. 당시만 해도 한국드라마가 외국드라마에 많이 부족했던것도 사실이고 어느 순간 한국드라마의 수준도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미국드라마도 서서히 그 빛을 잃어갔죠. (개인적으로 캐빈은 12살을 최고의 미국드라마로 생각합니다. ^^;; ) 그렇게 우리에게 멀어졌던 미국드라마가 케이블 TV를 통해서 서서히 인기를 끌더니
요즘 좋은 하는 미국드라마 한두개 없는 사람이 없을겁니다.

저도 동아 TV로 프렌즈를 즐겨보다가. MBC에서 해준 밴드 오브 브라더스와 CSI를 통해서 본격적으로 미국드라마에 빠졌습니다. 요즘은 KBS에서는 위기의 주부들, 그레이 아나토미, 로스트를 SBS에서는 히어로즈와 프리즌 브레이크를 보게 되었고이번 겨울 새롭게 시작되는 위의 드라마를 보다가 정말 큰 실망감에 빠져버렸습니다.

미국드라마들 보는 분들 보면 곧잘 한국드라마 보면서 곧잘 미국드라마 보는 자신에게 우월감을 가지시던데  이번 시즌에 방송되는 미국드라마들 보면서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할 지경입니다.

처음에는 분명 한국드라마와 다르다는 점에서 신선하고 새롭고.. 그래서 대단해 보였지만  이번 시즌은 어떻게 된게 미국드라마의 한계 또한 그대로 드러나면서 역시 미국도 사람이 드라마를 만든다는걸 새삼 절감하게 됩니다.

아래의 글이 미국드라마를 보지 않은 분들에게는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많겠지만..

하도 답답해서 이런글을 쓰게 됩니다. ^^;;

(아래의 글은 드라마를 보지 않은 분들에게는 스포일러가 될수 있으니 참고 해서 읽어주세요.)


1.프리즌 브레이크


시즌 1에서는 명작이었지만 시즌2에서는 평작이 되었고 시즌3에서는 졸작으로 그리고 시즌 4에서는 막장으로 가버렸습니다. 주인공이 어렵게 탈출한 교도소를 다른 동료들은 폭동한번 일어나서 모두들 다 탈출을 하다니 허무함의 진수를 보여주는데 죽었다는 새라까지 되살아 나다니 도저히 나로서는 이해가 안가더라구요. 하긴 미국드라마에서는 그 출연료때문에 배우죽였다가 나중에 다시 합류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하더군요. 홍수가 난 계곡물에 실종됐다가 갑자기 몇년후에 나타나는 식으로 말이죠. 시즌 2에서 끝나야할 드라마가 상업성으로 인해서 억지로 여기까지 끌고온게 문제인듯 싶네요.



2. 히어로즈


이건 시나리오가 안드로메다를 간 전형적인 예입니다. 프리즌 브레이크는 시즌을 늘릴려다 보니깐 말도 안되게 이야기가 길어지면서 말도 안되는 전개가 되었던데 비해서 히어로즈는 초반의 성공에 고무되어서 시나리오를 너무 거창하게 잡아버린듯 합니다.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는 만큼 기존 보다는 더 거대해야 하니깐 무대가 더욱 커졌고 결국 무대가 뉴욕에서 일본으로 그리고 아프리카까지 커지면서 또 미래와 과거를 오고가면서 더 강력한 새로운 인물들을 등장시켜야 하니 이야기가 장황해지면서 이야기의 핵심도 사라지고 우왕좌왕합니다. 히어로즈의 경우 사실 2에서부터 몰락의 기운이 느껴졌죠.  아직도 황당한게 시즌2에서 피터가 기억을 잃고 아일랜드에서 발견되었을때 말입니다. 그때 케이틀린이라는 여자를 만나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했고 케이틀린과 함께 미래로 갔었죠.그런데 미래에다가 케이틀린만 놔두고 현재로 돌아온 피터.. 이거 뭡니까?  피터가 원래 동점심도 많고 인간적인 캐릭터인데..자기 연인을 암울한 미래에다가 놔두고 한번도 그 케이틀린을 생각하지 않으니.. 아직도 그게 찜찜합니다. 히로가 일본의 무사시대로 가는것도 황당하기는 마찬가지였구요.

그래도 시즌 2는 작가 파업의 영향을 받아서 어쩔수 없다고 이해를 했는데 시즌 3에서는 스토리가 안드로메다로 떠나버려서 히어로즈가 스타워즈를 만난듯한 기분입니다. 
죽었던 아버지가 되살아나고 지금까지 공공의 적으로 악역을 맡았던 사일러가 사실 피터와 네이슨의 형제라니요. 프리즌 브레이크도 각 시즌별로 앙숙이었던 사람들이 다음 시즌되면 어느덧 절친한(?) 동료가 되어있는데. 그나마 프리즌 브레이크는 이해가 가는 측면이있는데..  히어로즈는 출연진들간의 대결구도를 만들면서.. 모힌더 박사같은 사람을 살인자로 만드는 것에서부터 사실 너무 쉽게 사람을 죽인다는 점에서 미국드라마의 단점이 보입니다.

히어로즈가 이렇게 망한건 미국드라마 특유의 무조건 떡밥던지고 나중에 수습하기식의 시나리오 작법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선 시청자들에게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서 이거저것 궁금할만한 떡밥들 던져놨는데 그때문에 장황해진 스토리를 제대로  수습을 못하고 있는거죠. 히어로즈는 뭔가 자극적인거 먼저 생각하고 그 이유에 대해서는 나중에 천천히 풀어가겠다는건데..전혀 그 실타래를 풀지 못하고 있네요.

3. 그레이 아나토미


프리즌 브레이크와 히어로즈는 그래도 액션 드라마이고 또 그런 만큼 많은 부분에서 상상력을 발휘할수도 있고 .. 그로 인한 사실성이 떨어져도 이해를 하려고 하지만 리얼리티로 먹고사는 그레이 아나토미가 막장 드라마의 대열에 들어설지는 정말 예상도 못했습니다. 외국에서 만났다 헤어지기를 반복하는 지긋지긋한 연인관계하면 프렌즈의 레이첼과 로스 이야기를 한다고 하는데 데릭과 그레이의 관계 역시 지칠대로 지쳤습니다. 헤어지는것도 별 이유가 있는것도 아니고.. 다시 만나는것도 별 이유가 있는것도 아니라.. 이들 관계는 또 앞으로 몇번을 헤어지고 만날지는 모르고 사실 전 별로 이들 커플 이야기에 관심도 안갑니다. ^^;;

그래서 저는 다른 캐릭터의 이야기를 더 흥미롭게 봤는데.. 결혼한 조지를 꼬셔낸 이지가 어렵게 겨우 사랑을 확인한후에.. 별 말도 없이 헤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어.. 이게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지가 원래 환자들의 아픔을 자기것처럼 여겨서 문제를 일으킬정도로 마음 따뜻한 캐릭터였는데.. 정작 자기 사랑때문에 유부남 꼬셔내는것도 말이 안되는데.. 거기다가 결혼까지 파탄내고 온 남자와의 사랑을 지켜려는 노력도 하지 않고. 어정쩡하게 이별을 처리하다니.. 남들 다 조지와 이지 비난할때 마음속으로 응원했던 제 자신이 바보가 된 기분이 들더구요.^^:;


하여튼 남들이 욕할때 그래도 조지와 이지가 진실한 사랑이기를 바랬는데.. 그렇게 쉽게 끝내버리다니.. 허망했습니다. 그런데 프리즌 브레이크가 시즌을 이어가고 히어로즈가 너무 드라마를 거창하게 만들면서 문제가 되었다면 그레이 아나토미가 망하는건 작가가 너무 오만해서 신중하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것 같습니다.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 자신의 생각을 넣을려고 이것저것 너무 우겨넣습니다. 원래 독백이 많은 드라마가 원래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그렇죠. 사실 뜬금없이 캐릭터가 명언(?)을 작렬하면서 이것저것 가르치고 있고 말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사람들이 작가가 의도한대로 따라주지 않을때는 또 거기에 이것저것 설명할려고 주렁주렁 이야기를 써넣는데.. 문제는 그런 과정에서 작가스스로는 뭔가 대단한 의도를 가진 내용이 시청자 입장에서는 황당해진다는 겁니다.

이를 테면 이지가 조지를 꼬셔내면서 욕을 엄청먹었고.. 그로 인해서 이지라는 캐릭터가 무척 흔들렸죠.
그래서 작가는 아무래도 이지라는 캐릭터를 욕안먹게 해줄려고 뭔가 그럴듯한 사랑을 만들어주려고 합니다. 저야 뭐 조지랑 헤어지고 다시 알렉스에게 돌아가는거 보면서..  이지의 행동이 너무 가볍다고 생각을 하고 있던 차였습니다. 그러니 작가는 그런 이지에게 뭔가 변명꺼리를 줘야 겠다고 생각했을겁니다.

문제는 그런 생각이 강하 나머지 이번 다섯번째 시즌 에피소드 9 에서 참 헛웃음이 절로 나는 황당한 스토리를 만들어 내면서.. 내가 그레이 아나토미를 본것이 바보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하고 말더군요.


죽었던 데니가 다시 나타나서는 글쌔... 이지를 정신병자로 만들어 놓고 있습니다.
작가 입장에서는 이지가 가벼운 여자가 아니고 자신의 진실했던 사랑! 데니로 인해서 큰 아픔을 가슴에 담고 사는 여자로 포장하고 싶어서 만든 스토리라는 의도는 알겠으나.. 그런 스토리를 시청자들에게 들이밀다니.. 그건 너무나 무모한 자신감이고.. 내가 보기에는 오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또 마음에 안들면 시나리오 획획 바꾸면서 말이죠. 켈리와 닥터한의 경우도 작가가 시청자들에게 뭔가 가르칠려고 맺은 뜬금없는 연인사이였지만 곧 반응 안좋은 바로 닥터한을 하차시켰죠.

그리고 시청자들이 좀 싫어하는 캐릭터들 있으면 꼭 과거에 불우했던 이야기하면서 동정심 불러 일으키는것도 좀 지긋지긋하고 말이죠.

사실 제가 이글을 쓴게 그레이 아나토미 보고서 그 실망감으로 쓴 글입니다. 그래서 그레이 아나토미 이야기만으로도 포스팅을 할수 있을텐데. 너무 길어졌네요.

제가 실망한 드라마는 위에 세개만 예를 들면서 이야기를 했지만.. 이번해에 들어서 미국드라마에 대한 환상은 확실히 깨졌습니다.  마치 미국드라마는 외계인들이 써놓는 시나리오인줄알았지만. 어차피 그들도 인간이고.. 드라마 시청률에 따라서 하루아침에 종영을 할수 있는 곳이 미국드라마인만큼.. 그 시청률을 위해서 더 자극적이면서도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떡밥을 만들어 내는데 있어서는 세계 최강이죠. 그런데 자극적인것도 하루 이틀이고 사실 그 떡밥을 풀어내야 하는 시기가 왔는데.. 그 떡밥을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니..  실망감이 커지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즌이 계속 되면서.. 대다수의 드라마가 엉망으로 바뀌는걸 보니 이제 선뜻 미국드라마 볼 엄두가 안날정도입니다.

맨날 우리가 미국드라마 따라가야 한다 노래를 부르고 무조건 미국드라마를 우월하게 보고.. 한국드라마는 멸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하여튼 미국드라마도 외계인이 아니라 인간이 쓰고 있으며.. 그들도 많은 문제를 담고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되네요.

또한 요즘 보면 미국드라마를 흉내낼려고 많은 노력들을 기울이시는데..

다양한 소재는 참고해야겠지만 창조적인 스토리에 너무 신경써서 저 같은 평범한 사람이 보기에는 인류 보편적인 가치를 흔들어대는 문제적 장면이 많더군요. 미국드라마는 7%의 시청률이면 넘버원에 오를수 있는 만큼 특정세대에 특화된 드라마들로 승부를 보는데 한국드라마는 통속적이라는 비난을 들을지라도 가능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 넣는 방향으로 더 신경써야 할것입니다.

한국드라마를 미국드라마처럼 만들면 정작 일부 미국드라마 팬들을 만족시킬수있을지 모르겠지만 정작 한국인들의 입장에서는 좋아하기 힘든 "취향"의 차이가 있다는것도 분명히 이해해야 할것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