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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책을 한권 출간 했습니다.  책의 제목은 "닌텐도처럼 창조 한다는 것"입니다. 예전부터 닌텐도만을 다룬 깊이있는 책을 쓰고 싶었는데 이제야 출판을 하게되었습니다.

닌텐도 처럼 창조 한다는 것은 위기 속에서 더욱 강해지는 닌텐도의 놀라운 저력에 주목하여 쓰여졌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닌텐도의 성공 비결을 논하는 책은 아닙니다. 예전에는 실적이 좋은 몇몇 일류기업들을 선정한 후 그들을 성공으로 이끈 황금 공식이 무엇인지를 분석한 책들이 유행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책들에서 극찬을 받은 일류기업들이 얼마 못 가 망하고 나니 최근에는 왜 기업이 실패하는지를 연구한 책들이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사실 기업의 역사를 보면 성공의 이유가 곧 실패의 이유가 될 수도 있고 또 그 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단지 사람들은 결과만 보고 이야기할 뿐입니다. 닌텐도가 지금은 위를 통해서 놀라운 실적을 기록하고 있으니 역발상의 승리라고 칭찬을 듣고 있지만, 만약 실패했다면 시장을 이해하지 못한 무모한 행동이었다고 비난받기 일쑤였을 것입니다. 소니가 1등을 할 때에는 강력한 멀티미디어와 3D 성능을 성공의 이유로 들면서 극찬했던 언론이 지금은 3위로 추락하자 같은 이유를 들어서 악평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결국 달라진 것은 없는데 실적이 좋으면 그 회사의 모든 것을 칭찬했다가 실적이 조금 나빠지면 비난하려 합니다.

닌텐도는 성공의 황금 법칙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는 다고 생각합니다. 닌텐도의 전 사장인 야마우치 히로시에게 성공 비결을 물으면 세상에 그런 것은 없다고 답변합니다. 오히려 제발 자기한테 그 비결 좀 가르쳐달라고 되물을 정도입니다. 또한 전임 사장인 야마우치 히로시와 현 사장인 이와타 사토루는 직원들에게 성공을 체험한 경험이 위험하다고 강조합니다. 세상에는 성공 법칙 따위는 없는데 마치 자신이 그 비법을 깨달은 양 행동하지 말라고까지 합니다.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에서 기업들의 성공 법칙을 따라가다 보면 오히려 시대의 흐름을 잘못 읽어서 더 큰 위험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겉으로 드러난 회사의 성공 전략이 아니라 기업의 가장 근본이 되는 사람들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이를 위해 닌텐도의 두 가지 측면을 주목했습니다. 첫 번째는 닌텐도가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거대 기업을 상대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는 데 절대적인 역할을 한 창조력입니다. 기업의 역사를 보면 처음에는 중소기업이 시장을 개척하지만 어느 정도 시장이 커지고 나면 풍부한 자금으로 무장한 대기업들이 나타나서 시장 자체를 장악해버립니다. 실제로 게임 시장 또한 중소기업들의 전유물이었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장이 커지자 NEC, 마츠시타,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거대 기업들이 차례로 진출했습니다. 당시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 약자였던 닌텐도는 어려움에 처했지만 지금은 이들 기업에 대승을 거두면서 위대한 역사를 써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최고의 비결이 바로 창조입니다. 창조는 기계가 아닌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이며, 상대적으로 작은 회사가 풍부한 자본을 가진 거대 기업을 물리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닌텐도가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어려웠던 상황을 일거에 반전시킬 수 있었던 것도 창조입니다. 닌텐도의 모든 가치는 창조로부터 시작됩니다. 이 책에서는 닌텐도의 놀라운 창조력이 어디서 오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닌텐도를 대표하는 상품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자세하게 소개했습니다. 그 과정을 살펴보면 닌텐도의 창의적 인재들이 일하는 방식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로 주목한 것은 창의적 인재들을 일에 더욱 몰입하게 한 닌텐도만의 조직 관리법입니다. 닌텐도에는 업계에서 최고 소리를 듣는 뛰어난 크리에이터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닌텐도는 성과급제를 채택하지 않아서 직원들을 부자로 만들어주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곳의 인재들은 이직은 커녕 회사에 대한 놀라운 충성심을 발휘합니다. 닌텐도의 휴대용 게임기인 DSi에는 움직이는 메모장이라는 프로그램이 들어가 있는데, 사실 이 프로그램은 직원들이 업무시간에 개발한 것이 아니라 퇴근 후 마음 맞는 직원들끼리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프로그램입니다. 밴드 오브 브라더스라는 인기 게임은 게임을 개발한 경력이 없는 직원들이 업무 외 시간에 모여 게임 아이디어를 구체화한 경우입니다. 이들은 사장 면담 때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알림으로써 게임 개발 경력이 전혀 없었음에도 직접 개발팀의 리더가 되어 제작을 진두지휘했습니다.

이렇듯 닌텐도는 분명 돈으로 직원들에게 보상을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은 다른 어느 회사보다도 자발적으로 회사 일에 협력하고 다른 여러 업무에 참여하는 적극성을 보입니다. 닌텐도의 저력은 바로 이런 직원들의 충성심과 자발성에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직원들의 충성심과 자발성을 불러일으키는 닌텐도만의 철학과 작업 환경을 밝혀보고자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다보면 게임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동시에 개발자로써의 창조본능이 꿈틀거리는 것을 느끼는 분도 있으실겁니다. 물론 이 책은 게임을 전혀모르는 분들이 읽을 수 있도록 작성했습니다. 제가 게임 개발자출신으로 게임관련책을 여러번 쓴 관계로 더욱 조심해서 책을 썼고 그래서 게임을 전혀 모르시는 분들에게 모니터를 받으면서 썼습니다.  게임이 아니라 닌텐도의 창조성은 어디에서 오는지를 집중 분석하기 위한 책인 만큼 게임을 모르는 분들도 흥미 있게 읽으실수 있도록 조심하면서 썼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닌텐도의 활약상을 보면서 게임에 대한 흥미와 함께 개발자에 대한 꿈도 꾸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왜냐하면 제가 책을 쓰다가 게임 만드는 재미를 새삼 재확인하게 되었고 결국 제가 게임계로 다시 복귀할 예정이거든요.  닌텐도처럼 창조한다는 것을 쓰면서 게임 개발자를 다시 돌아가고 개발자로써의 확고한 철학과 자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앞에서도 계속 강조하듯 게임에 흥미와 지식이 전혀 없어도 창조적으로 일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밝히고자 닌텐도처럼 창조한다는 것을 썼지만 혹시 게임에 관심이 많거나 더욱이 개발자라면 꼭 한번 일독을 권합니다. 

개발자로써 큰 영감을 얻을 실 수 있을겁니다. 제가 다시 개발자로 돌아간것 처럼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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