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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화려하게 부활한 손정의가 보는 미래

멀티라이터 2009. 11. 11. 09:07



손정의가 야후에 처음 거액을 투자했을때 일본에서 온 거품남이라면서 온갖 비아냥을 다 들었지만 나중에 이게 대박이 나서 일본의 빌게이츠로 성장하였다는거 잘 아실겁니다.

하지만 인터넷 거품이 꺼지자 재산이 몇십분의 일로 떨어졌는데 중국에 투자한 알리바바닷컴덕분에 그나마 기사회생을 하는 도중에..

전격적으로 보다폰 재팬을 인수해서 통신사업에 진출하는데.. 이때 돈이 모잘라서 손정의가 가지고 있던 돈들을 보증삼아서 거액을 대출하게 됩니다. 이때 손정의가 곧 망할것이라는 소문이 났는데요.

그랬던 손정의가 아이폰 덕분에 사상 최대의 이익을 기록하면서 화려하게 부활했는데요. 요즘 다시 손정의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이제 새로운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것 같습니다.

원래 IT라는게 패션업계와 비슷한게 있습니다. 패션이라는게 뭐가 유행할지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패션업계입장에서 보면 미리미리 옷을 만들어놔야 하거든요. 가을에 이미 겨울 옷 만들고 화보까지 찍어놔야 하는게 패션업계입니다. 그래서 패션업계는 사실 이미 유행하기 전의 옷을 가지고서 앞으로 유행할 옷이라면서 광고와 홍보를 하지요. 실상 패션 업계 종사자들이 나와서 앞으로 유행할 트렌드라고 말하는것들은 따지고 보면 이미 회사차원에서 만들어 놓은 옷들이기 때문에.. 사실 패션 회사들은 지금 유행하고 있다는 옷을 밝히는게 아니라 그게 따지고 보면 이미 회사에서 만들어 놓은 옷이니깐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을려면 우리가 이미 몇개월전에 만들어 놓은 옷을 사라는 겁니다.  패션쇼라는 것도 사실은 대중들에게 앞으로 유행할 옷이라면서 미리 선보이고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려는 의도가 있습니다.

그런데 IT도 비슷합니다. IT의 변화도 패션처럼 빠르고 민감하죠. 그러니깐 IT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갈지는 사실 잘 모르는겁니다.  미래를 잘 예견하는 직관력이야 말로 일반 사람과 리더를 구분하는 차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예견하는건 힘들죠. 일찍이 닌텐도의 사장인 이와타 사토루가 이런말을 했습니다. 미래를 남들보다 먼저아는것이 아니라 변화를 일찍 눈치채고 있을뿐이다. 뭐 그런 말인데요. 그 이야기를 들으니 그나마 우리시대에 뛰어난 직관력을 가진 리더들도 결국 변화를 읽어 낼뿐이지 미래 그자체를 보는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여튼 패션 업계가 패션쇼를 통해서 앞으로 유행할 옷들을 제시해주듯이 IT 업계도 각종 IT 관련 행사를 통해서 미래의 기술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아무나 미래에 어떤 기술로 세상이 바뀔지 이야기한다고 해서 그게 일반 사람에게 순순히 받아들여지겠습니까?

결국 스티브 잡스나 빌게이츠 처럼 IT 업계에서 영향력을 갖춘 사람이 한마디해야 우와~ 하면서 따라가죠. 그래서 스티브 잡스나 빌게이츠는 비전너리(Visionary)로 추앙을 받고 있기도 하죠.

IT 회사가 비전너리를 가지고 있다는 건 매우 유리합니다. 비전너리가 한두마디 하면 언론에서 화제가 되고 그들의 말을 믿고서 따라가는 사람들이 있으니깐요. IT 업계는 변화가 큰데 비전너리를 갖춘 회사는 그 변화를 주도할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죠.

패션에서도 패션 디자이너의 한두마디가 업계에 많은 영향을 주고..  또 유행을 선도하죠. 이게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같은 논쟁이 있을수 있는데 한가지 확실한건 유행이나 트렌드니 하는 말은 실상 패션업계의 바램이 들어간 말이라는겁니다.

IT 업계 역시 빌게이츠와 스티브 잡스가 미래의 IT 기술은 어떻게 변화할지 이야기하지만 실상은 그들이 몇년간 투자했던 기술들이 세상에서 많이 쓰이기를 바라는 바람이 들어간거죠.

최근 부활한 손정의를 보면 그런 스티브 잡스와 빌게이츠 같은 비전너리로 거듭나는것 같습니다. 손정의는 과거 인터넷 황무지였던 일본에 야후를 설립하면서 정부 관리들에게 인터넷에 많은 투자를 하도록 부탁했죠. 이때 손정의가 했던 말이 영국은 배로 바닷길을 열어서 세계 최강국이 되었고 미국은 차로 도로를 만들어서 세계 최강국이 되었다면서 다음세대는 인터넷길을 장악한 곳이 세계 최강국이 된다면서 일본사람들이 인터넷에 관심을 가지도록 많은 노력을 했지요. 또한 초고속 인터넷 사업을 하면서 이는 수도와 전기를 놓듯이 인터넷망은 곧 사회의 중요한 인프라면서 많은 돈을 투자한걸로 압니다.

하여튼 손정의가 아시아의 빌게이츠 소리를 들었을때는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 대서특필되었고 그것은 대부분 미래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손정의가 몰락하자 그의 발언들이 별로 주목을 못받았는데.. 요즘은 손정의가 하는 이야기들을 자주 접합니다.

손정의가 하는 이야기는 결국 손안의 컴퓨터가 그리는 미래입니다.

그리고 오늘 손정의는 앞으로 WI-FI에 거액을 투자할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공중 무선 LAN이 4000여개소에 있지만 이를 수만개로 확대할 예정이랍니다.

앞으로 Wi-Fi를 통해서 신문과 잡지를 서비스해주고 영화의 전편을 무료로 전달하는 휴대폰 시사회등 동영상 전달 서비스를 강화할 예정이랍니다.

손정의는 앞으로 생활속에서 80%는 WI-FI로 연결되는 시대가 올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손정의 사장은 3G통신망과 Wi-Fi에 대해서 매우 재미난 비유를 했습니다. 인간은 코와 입으로 호흡하듯이 3G와 Wi-Fi가 그렇게 될것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Wi-Fi가 없으면 가슴이 답답한 시대가 온다면서 그의 미래 전략이 Wi-Fi에 있음을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저는 손정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 부럽습니다. 미래에 대해서 고민하고 미래를 변화시키기 위해서 노력하는 비전너리의 모습을 손정의에게서 봤는데.. 사실 한국에서 가장 볼수 없는게 바로 그런 비전너리 아니겠습니까?

과거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하면서 교훈을 이야기하는 사람이야 저를 포함해서 많은 분들이 있지만..^^:;

미래의 변화를 이야기하면서 미래의 변화를 이끄는 비전너리 성향의 리더를 찾기가 힘드네요.

아무래도 아직까지 선진화(?)를 추구하는 국가답게.. 선진화된 기업들 따라가기 바뻐써 그런가요? 아직 까지 한국에서는 변화를 주도하는 회사와 리더가 없는게 아쉽습니다.

그리고 이러니 저러니 해도 빌게이츠, 스티브 잡스, 손정의는 기술을 통해서 사람을 이롭게 한다는 그런 철학을 가지고 있거든요.

빌게이츠는 업무의 효율성에 초점을 맞추었고 스티브 잡스는 생활의 편리함을 추구합니다. 손정의는 상생을 중요시 여기는데요. 그가 초고속 인터넷 사업과 모바일에 뛰어든것도 따지고 보면 수도와 전기처럼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거죠. 그리고 그가 Wi-Fi에 거액을 투자하는 것 역시 사업적인 판단이 들어간것이지만 일본사회의 인프라 구축에 대한 그의 사명감이 느껴집니다.

우리나라도 빌게이츠, 스티브 잡스, 손정의 처럼 미래를 이야기하고 미래의 변화를 주도하고 또 사회를 걱정하는 그런 기업가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아참.. 이걸 보니 손정의의 행보를 보면 앞으로 KT나 LG가 어떤일을 해야할지 다 보이네요. 소프트 뱅크 모바일은 도코모에 한참 뒤떨어진 기업이었지만.. 손안의 컴퓨터라는 비전을 제시해서 이동통신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변화된 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지요. 결국 KT나 LG가 사실상 한국 시장을 압도하고 있는 SK를 이길수 있는건.. SK와 똑같이 나가봐야 항상 2등하고 3등합니다. 결국 1등하려면 SK가 못하는것을 해야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야죠.

그런 의미에서 손정의를 살려준 아이폰이 KT를 구해줄수도 있었을텐데... 안타깝게도 너무 많은 시간을 허공속에서 보내버렸네요. 언젠가는 출시되겠지만 세상 만사 타이밍이고..  빌게이츠가 항상 사업은 너무 느려서도 안되고 빨라서도 안된다면서 타이밍을 중요시 여겼죠. 또한가지 빌게이츠는 빨라서 실패하면 칭찬해주었지만 늦어서 실패하면 봐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KT는 아이폰과 관련되서는 너무 늦었습니다

저는 얼마전부터 KT가 대대적으로 "때문에~" 광고를 하길래 그게 아이폰 출시를 알리기 위한 광고라고 생각했는데.. 고작 USIM이라니요. 그게 KT만 있는것도 아니고 버젓이 SK에서도 USIM칩을 장착하는데 왜 그렇게 많은 돈을 써서 광고하는지 이해가 안가더군요. 2등이나 3등이 앞에 있는 1등 이길려면 1등이 가지지 못한걸 가지고 승부를 걸어야 하는데 USIM은 좀 뜬금 없더군요.

하여튼 주위에 아이폰 기다리던 사람들이 올 여름부터 아몰레드나 옴니아를 구입하거나 오즈를 가입하는걸 보니...   아이폰의 대한 기대가 하루하루 줄어드네요.  아이폰 나오면 한번에 분위기를 타서 뭔기 뻥터져서 유행에 민감한 사람들을 불러들여야 하는데.. 주위에서 하나둘 2년 약정으로 노예폰을 구입하는걸 보니.. 시간이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KT는 손정의의 성공을 능가할수 있을 인프라를 갖추고 있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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